화성 연쇄 살인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당시 용의자의 얼굴을 직접 본 ‘제3의 목격자’가 존재했다는 사실을 확인해 추적에 나섰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과거 사건 기록을 살펴보던 중 1990년 11월 15일 9차 사건 당시 용의자의 얼굴을 본 또 다른 목격자 전모(당시 41세)씨의 존재를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전씨는 당시 저녁 차를 타고 가던 중 사건 발생 현장 인근에서 피해자인 중학생과 양복 차림의 청년이 마주보고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전씨의 소재는 아직 파악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화성연쇄살인사건 5차 사건이 일어난 뒤인 1987년 1월 15일 수원-오산 간 국도변에서 본 화성군 태안읍 일대.

그동안 이 사건의 목격자로 알려진 건 1988년 9월 7일 7차 사건 당시 버스 안내양 엄모씨와 버스 운전기사 강모씨 2명 뿐이었다. 운전기사 강씨는 이미 고인이 됐다. 지금 남아있는 용의자 몽타주는 이들의 증언에 의해 작성된 것이다. 전씨는 3번째 목격자인 셈이다.

사건 기록을 보면 1990년 11월 16일 태안읍 병점리의 한 야산에서 화성연쇄살인 사건의 9번째 희생자가 숨진 채 발견됐다. 희생자는 당시 14살이던 여중생 김모양이었다. 9차 사건은 5, 7차 사건과 함께 피해자 유류품에서 검출된 용의자 DNA와 이춘재 DNA가 일치한 사건이다. 김양이 숨지기 직전 대화를 나눈 양복 차림의 남성이 이춘재일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경찰은 주부인 버스 안내양 엄씨와도 연락이 닿아 조사 일정을 조율 중이다. 엄씨는 당시 "버스에 탔던 용의자가 논길을 걸어온 것처럼 신발과 바지가 모두 젖어있었다"며 경찰에 인상착의를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유력 용의자로 지목되고 있는 사람이 당시 목격한 남성이 맞는지 확인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날 경찰은 프로파일러 9명을 대동해 이춘재가 수감 중인 부산교도소를 찾아 4차 조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이춘재는 이날도 자신의 혐의를 모두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