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임기 절반을 지나는 시점을 앞두고 정부 정책을 중간 평가하는 책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저자들 성향은 보수·중도·진보로 각각 다르지만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을 대부분 부정적·비판적으로 평가한다.

보수 성향 싱크탱크 한반도선진화재단은 최근 펴낸 '국민이 걱정하는 나라'에서 "문재인 정부 임기 반환점을 앞둔 시점에 대한민국이 지향하는 기본 가치인 자유주의, 민주주의, 공화주의 정신이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다"면서 "국가 권력의 정당성과 도덕성, 정책과 행정 모두 위기를 맞고 있다"고 평가했다. 공동 저자인 이용환·강주현·김병섭·박광무·임기철·장인환 등 한반도선진화재단 정책위원들은 안보·경제·재정·과학기술·에너지·노사관계·교육·복지·문화·언론·사회갈등 등 10대 정책 분야를 진단했다. 저자들은 문재인 정부 정책의 주요 문제점으로 ▲대북 유화책으로 인한 안보의식 이완과 군사력 약화 ▲소득 주도 성장 등의 무리한 추진으로 경제 침체와 고용 감소 ▲선심성 복지정책으로 인한 재정 악화 등을 지적하면서 "문재인 정부가 일시에 많은 것을 바꾸려다가 국정 전반에 걸쳐 위기 상황을 유발했다"고 평가했다.

김대중 정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장성민 '세계와 동북아 평화포럼' 이사장은 신간 '자유 시장 안보가 무너지다'(기파랑)에서 "문재인 정부 3년 차에 대한민국 3대 기둥이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장 이사장은 "대한민국이 세계 10대 경제 부국으로 올라설 수 있었던 결정적 힘은 정치적 자유민주주의, 경제적 자유시장주의, 군사안보적 한·미 동맹 체제 덕분이었다"면서 "이 세 개의 기둥이 문재인 정부의 '디지털 포퓰리즘'으로 흔들리면서 '디지털 독재'로 가고 있다"고 진단한다. 그 주요 사례로 ▲아전인수 식의 '촛불 정신'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패거리 인사'로 헌법재판소와 법원의 사유화 ▲정권 핵심 세력의 부패 ▲소득 주도 성장으로 대표되는 반(反)시장적 경제정책 ▲근본부터 흔들리는 한·미 관계 등을 꼽았다.

진보 성향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는 신간 '대한민국은 어디로?'(북인더갭)에서 "남북 정상의 만남, 북·미 정상 간의 역사적 만남에 크게 환호했던 국민들의 높은 기대는 점점 실망으로 변하고 있다"면서 "촛불 시위에서 보여준 국민들의 강력한 개혁 요구를 생각해보면, 이 좋은 기회를 맞아 초기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지 못한 문재인 정부에 큰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