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원로 여성 언론인 코키 로버츠(75·사진)가 17일(현지 시각) 유방암 합병증으로 별세했다. 40여 년간 ABC, PBS, CBS 등 방송사에서 정치 전문 기자와 앵커, 정치 해설가로 활약했다.

루이지애나주(州) 민주당 하원의원이었던 헤일 보그스의 딸로, 의회 담당 기자와 분석가로 활동했다. 1960년대 지역 방송국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한 그는 ABC 방송 '데이비드 브링클리의 디스 위크'에 패널로 참여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이후 ABC '월드 뉴스 투나이트' '나이트라인' 등에 정치 전문가로 출연했다. 1996년부터 2002년까지는 '디스 위크' 진행자를 맡았다. 미국 공영라디오 NPR의 공동 창립 멤버 중 한 명이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미국 TV 프로그램 관계자의 업적을 기리는 에미상을 세 차례 수상했다. 2000년 방송·케이블 분야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으며, 2008년엔 미 의회 도서관으로부터 '살아 있는 전설'(Living Legend)로 선정됐다.

저술 활동도 활발히 해왔다. 남편 스티븐과 함께 53년간 정치 칼럼을 썼다. 역사 속 여성의 역할에 초점을 맞춘 책을 여러 권 출간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대표 저서로는 '캐피털 데임즈: 내전과 워싱턴의 여성들'이 있다. NPR과 ABC에서 근무하던 당시 여성 저널리스트 채용을 늘리기 위해 노력했다. 젊은 여성 저널리스트들의 롤모델로 꼽힌다.

2002년 유방암 진단을 받았지만 최근까지 활동을 이어왔다. 지난 8월에도 '디스 위크'에 출연해 "내년 미국 대통령 선거를 취재하고 싶다"고 밝혔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그녀는 날 좋게 다룬 적이 없었다"면서도 "그녀는 프로였고 난 프로를 존중한다"고 애도의 뜻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