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역 특성화고들이 중학교 내신 성적을 보지 않고 선발하는 비율이 처음으로 80%를 넘어섰다. 특별전형은 중학교 석차 백분율을 바탕으로 뽑는 일반 전형과 달리 봉사활동, 자기소개서, 학업계획서, 면접 등을 통해 선발한다.
2015학년도만 해도 특별전형은 전체 모집 인원의 절반도 되지 않는 39% 수준이었다. 하지만 특성화고 취업난이 심해지면서 학생 모집에 애를 먹는 학교들이 특별전형을 늘리고 있다. 특성화고·마이스터고 등 직업계고 취업률은 2017년 53.6%, 2018년 44.9%에 이어 올해 34.8%로 떨어졌다.
17일 서울시교육청이 집계한 '2020학년도 특성화고 모집 계획'에 따르면 내년에 서울 지역 70개 특성화고의 모집 정원 1만4226명 가운데 1만2277명(86%)이 특별 전형으로 선발된다. 정원 미달을 막기 위해 특별전형을 늘린다는 분석이다.
특별전형은 일반 전형보다 먼저 선발하기 때문에 학생 유치에 도움이 된다. 서울의 한 특성화고 교사는 "특성화고 나와도 취업이 어렵고 일자리 질도 낮아 학생들이 굳이 오려 하지 않는다"며 "몇 년째 학생 채우느라 애를 먹는데 마땅한 정부 대책은 없다"고 말했다.
과거 상고·공고 등은 이명박 정부 때인 2010년부터 특성화고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당시 정부가 '고졸 채용'을 핵심 정책으로 추진하자 특성화고 졸업생 상당수가 공공기관이나 금융권에 취업했다. 하지만 청년 실업이 심화하면서 고졸 채용에 앞장서던 은행 등에서도 고졸 채용 규모를 크게 줄였다.
특성화고를 나와도 취업이 잘되지 않자 정원을 못 채우는 학교가 늘기 시작했다. 정원을 못 채우는 학교가 5년 전엔 3%에 그쳤는데, 작년엔 54%가 됐다(70곳 중 38곳). 교육청 관계자는 "특성화고는 실용음악, 방송연예 등 인기 있는 일부 학과를 빼고는 침체돼 있다"며 "특성화고 발전 태스크포스(TF)를 꾸리는 등 중장기 대책을 구상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