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문제 바로잡는 건 나라 지키는 일...정기국회서 사활 건 투쟁"
정치권 일각선 "민주당에 실망한 중도층 한국당으로 안 오는데 '고무적'이라고?"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6일 "지금 여론조사를 보면 무당층(無黨層)이 늘어나고 있는데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며 "사활을 건 투쟁을 통해 무당층을 한국당이 반드시 흡수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무당층 흡수를 위한 의지의 표현이겠지만 민주당에서 이탈한 민심이 한국당으로 향하지 않고 무당층으로 이동했는데 '고무적'이라고 평가한 것은 현실 인식이 안이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말도 나왔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들이) 드디어 문재인 정부에 대한 기대를 접고 노골적으로 지지를 철회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13일 SBS·칸타코리아 여론조사(성인 1026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포인트)에 따르면 '어느 정당도 지지하지 않는다'거나 '모르겠다'고 응답한 이른바 무당층은 38.5%를 기록했다. 이는 조국 법무부 장관 지명 전인 지난 7월에 비해 4.8%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그는 이어 "이 정권은 비정상적 위기상황과 헌정사상 불행한 역사 속에서 탄생한 정권이다 보니 (국민들이) 지지를 철회하는 일조차도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다"며 "여기서 한국당이 개혁과 혁신의 모습을 보인다면 그 지지를 모두 흡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상임위와 국정감사·예산심사 등 정기국회에서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 우리 의원들의 사활을 건 투쟁을 통해 무당층을 한국당이 흡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정기국회가 시작하면 조국 국감부터 시작해 조국 문제를 바로잡는데 우리의 전 힘을 다할 것"이라며 "조국 문제를 바로잡는 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을 바로잡는 일이고 나라를 지키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나 나 원내대표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무당층 흡수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취지는 알겠지만 민주당을 지지하다 이탈한 민심을 한국당이 사로잡지 못하는 것이 현실인데, '고무적'이라고 말한 것은 현실 인식이 안이하다는 인상을 준다"는 지적이 나왔다. 여론조사 전문가인 김형준 명지대 교수도 "'조국 사태'가 벌어지는 현 상황에서는 한국당 지지율이 더 높아져야 하는데, 아직까지 상승 폭이 크지 않다"며 "한국당이 전략을 정교하게 짜고,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원인 중 하나"라고 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이날 조 장관 사퇴를 촉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삭발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타이밍이 조금 늦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