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허리가 아프거나 다리가 저리면 디스크 질환이나 척추질환을 의심한다. 실제로 요통과 다리 저림의 70%는 척추질환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문제는 척추질환 치료를 받아도 증세가 호전되지 않고 지속적인 불편함을 느끼는 이가 많다는 점이다. 이럴 땐 척추질환 외에 또 다른 원인은 없는지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근막통증 증후군'… 척추질환과 증상 비슷
척추질환의 대표적인 증상은 요통과 다리 저림이다. 척추질환이 심하지 않거나 오래 치료를 받았는데도 통증이 지속한다면 '근막통증 증후군'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근막통증 증후군은 근육이 약해지면서 근육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겨 통증이나 저린 감각이 나타나는 증상이다. 척추질환과 증상이 유사하고 자기공명 영상장치(MRI)를 활용한 정밀검사로도 진단되지 않는 경우가 흔하다.
근막통증 증후군은 평소 잘못된 자세를 유지하거나 무리한 활동을 했을 때 나타날 수 있다. 중·장년층의 경우 갱년기에 접어들면서 호르몬 변화 등으로 인해 근육이 약해지며 발생한다. 증세가 오래가고 잘 낫지 않아 '만성 통증'으로 분류된다. 짜증 나는 통증이나 불편함이 지속하고, 반복적인 치료에도 일시적 효과에 그칠 때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권종규 용인분당 예스병원 척추센터 원장은 "일반적인 치료에도 척추 통증이 지속한다면 근막통증 증후군일 수 있다"며 "이를 간과하면 치료 기간이 길어져 고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경 주위 염증 치료와 근막 치료를 병행하면 좋은 결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만성통증을 유발하는 내 몸의 숨은 저격수 '하지 정맥부전증'
척추 질환과 증상이 비슷해 잡아내기 어려운 또 하나의 질환은 '하지 정맥부전증'이다. 하지 정맥부전증은 오랜 기간 잘못된 자세를 유지하거나 근육의 힘이 떨어지면서 발생한다. 근육 약화는 혈관을 함께 약화시키고 비정상적 정맥 흐름을 유발한다. 이때 근육통이나 신경 통증이 함께 찾아온다.
하지 정맥부전증은 오래 서 있는 직업을 가진 젊은 층을 비롯해 노화로 근육이 약해지는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연령층에서 나타난다. 흔한 질환이지만 실제로는 진단하기가 쉽지 않다. 정맥혈관의 역류가 심하지 않으면 정상 진단을 받는 경우도 있다. 전문가들은 "혈관 역류를 유도해 검사하는 '역류 유발 혈관초음파'를 해야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박헌종 용인분당 예스병원 비수술 센터장은 "척추질환의 정도에 비해 다리 저림 등을 심하게 느낀다면 하지 정맥부전증을 의심해야 한다"며 "주사 요법과 혈관경화치료요법 등을 받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척추질환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질환을 진단하려면 의사의 풍부한 경험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박 센터장은 "근막통증 증후군이나 하지 정맥부전증은 MRI에 잡히지 않는 경우가 흔해 정확한 진단을 받기 어렵다"며 "치료 후에도 통증이 계속된다면 치료 경험이 많은 의료진을 찾아 다시 한 번 정밀한 진단을 받아볼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