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네티즌 "나경원 아들, 논문1저자 예일대 입학에 활용 의혹"
공동저자 서울대 의대 교수 "羅한테 아이 연구 도와달라 연락받아⋯실험은 아이가 다 해"
羅 "논문 아닌 발표문⋯아들이 과학경진대회 수상 후 직접 작성한 것"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아들 김모(23)씨가 미국 세인트 폴 고교 재학 중 서울대 의대 윤형진 교수 논문에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 논문을 예일대 입학에 활용했다는 의혹을 일부 네티즌들이 제기하고 있다. 김씨 실험을 지도한 윤형진 서울대 의대 교수는 나 원내대표의 부탁으로 김씨를 지도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단국대 의대에서 2주 인턴을 하고 의학논문 1저자로 등재된 조 장관 딸(28)과 비슷한 사례가 아니냐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나 원내대표는 "아이가 (맨 위에 이름이 오른 문건은) 논문이 아니라 미국 과학경진대회 수상한 실험을 바탕으로 아이가 직접 작성한 발표문"이라며 조 장관 딸 관련 의혹에 대한 물타기라고 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난 4일 오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네티즌들이 문제 삼는 부분은 김씨가 고교 1학년 재학 중이던 지난 2015년 미국에서 열린 IEEE EMBC(전기전자기술자협회 의생체공학컨퍼런스)에 그가 1저자로 기록된 공학 발표문(포스터)이다. 이 발표문은 "광전용적맥파(PPG)와 심탄동도(BCG)를 활용한 심박출량 측정 가능성에 대한 연구"라는 제목의 1장 짜리 발표문이다. 발표문 요약문에 따르면 일상적으로 심박출량을 측정할 때 PPG와 BCG를 활용할 수 있는지 여부를 실험했다.

네티즌들은 이 발표문에 나 원내대표 아들 김씨가 1저자로 표기되어 있다는 점을 들어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발표문에 김씨는서울대 의대 대학원 김모 연구원, 삼성종합기술원 구모 연구원과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공동저자 중에서 고교생은 김씨가 유일했다. 다만 발표문 제출 당시 김씨의 소속이, 미국의 사립 고등학교가 아닌 서울대학교 대학원으로 기재돼 있었다. 김씨는 이 발표문을 내놓은 이듬해 예일대 화학과에 진학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아들인 김모씨가 제출한 발표문

이와 관련, 윤 교수는 노컷뉴스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김씨가 미국 뉴햄프셔에서 개최되는 과학경진대회에 참여하고 싶은데, 이를 위한 연구를 도와줄 수 있느냐는 연락을, 평소 친분이 있던 나 의원으로부터 받았다"고 했다. 다만 그는 "학생(김씨)은 여름방학 기간이던 2014년 7월 중순부터 8월 초까지 저희 실험실에 출석해 연구를 수행했다"면서 "비교적 간단한 실험연구였고, 실제 학생은 스스로 데이터 수집과 분석 등을 수행했다"고 했다.

김씨는 이 연구 결과를 이듬해 3월 미국 뉴햄프셔 지역 과학경진대회에 출품해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이후 EMBC에 포스터 발표까지 하게 됐다는 게 나 원내대표 측 설명이다. 김씨는 또 같은 학술회의에서 발표된 '비(非)실험실 환경에서 심폐 건강의 측정에 대한 예비적 연구(Preliminary study for the estimation of cardiopulmonary fitness in non-laboratory setting)'에 제4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윤 교수는 논문 포스터 제출 당시 김 씨의 소속이, 미국의 사립 고등학교가 아닌 서울대학교 대학원으로 잘못 기재된 데 대해서는 '착오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나 원내대표는 윤 교수에게 한 '부탁'에 대해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아들이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다니기 때문에 여름방학 동안 실험할 곳이 없어서 실험실 (사용 등을 윤 교수에게) 부탁 드린 적이 있다"며 "그러나 학술논문을 쓰기 위한 게 아니라 지역 고교생 과학경진대회에 참여하는 실험을 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그로부터 8개월 지나고 난 다음 과학경진대회에 참여해서 본인이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해 수상했고 이후 직접 포스터(발표문)를 다 작성했다"며 "아이가 본인의 노력과 실력으로 대학을 갔음에도 이것을 (조국 의혹) 물타기로 사용되는 게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과학경진대회 요강에도 슈퍼바이저(지도교수)의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아이가 작성한 것은 논문이 아닌 요약본"이라며 "고교 최우등으로 졸업한 아이에 대해 근거 없는 허위사실을 보도할 경우, 이는 아이에 대한 명예훼손이므로 법적 조치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