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2차전지업체 WFM에서 7개월 동안 1400만원 받아"
WFM은 '조국 펀드'가 투자한 회사와 우회상장 의심
정경심 "정상적인 절차로 자문해주고 받은 대가"

전북 군산시 오식동에 있는 WFM 2차전지 생산 공장.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이 회사로부터 자문료 명목으로 14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의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가 이른바 ‘조국 펀드’ 운용사인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가 투자한 2차 전지 제조업체인 더블유에프엠(WFM)에서 경영 자문료 등의 명목으로 1400만원을 받은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는 이날 정 교수가 WFM으로부터 2018년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7개월 동안 매달 200만원씩, 총 1400만원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지급된 돈의 성격은 수사 중인 사안이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다.

코스닥 상장사인 WFM은 조 후보자 부인 정 교수와 자녀, 처남 가족 등이 출자한 사모펀드 ‘블루코어밸류업1호’가 인수한 가로등점멸기 제조업체 웰스씨앤티와 합병·우회상장해 시세차익을 거두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초 영어교육 업체였으나 코링크PE가 인수한 직후인 2017년 11월 ‘2차 전지’ 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고, 웰스씨앤티의 사업목적도 똑같이 맞췄다.

조 후보자 측은 이같은 의혹에 대해 "(공직자의) 직접 투자는 안된다고 하고, 펀드는 괜찮다고 해서 투자했을 뿐"이라며 부인해왔다. 조 후보자는 "투자처를 알 수 없는 블라인드 펀드였고, 코링크PE나 펀드 운용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했었다. 지난 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제 처가 재력이 있어 알아서 투자한 것이어서 잘 모른다"며 "코링크라는 이름도 이번에 처음 알게됐다"고 주장했다.

정경심 교수 페이스북 캡쳐.

정기적으로 고문료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정 교수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입장을 밝혔다. 정 교수는 "WFM은 원래 영어교재 등 영어교육 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라면서 "영문학자로서 회사로부터 어학 사업 관련 자문위원 위촉을 받아 사업 전반을 점검해 주고 자문료로 7개월 동안 월 200만원을 받았을 뿐이다"고 했다. 이어 "제가 WFM의 경영에 관여했다는 보도 내용은 사실이 아니고, WFM은 제가 투자한 펀드에서 투자한 회사도 아니다"면서 "자문 업무는 동양대에 겸직 허가 신고 등 관련 절차를 모두 이행하고 세금신고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날 코링크PE 대표 이상훈(40)씨와 웰스씨앤티 대표 최태식(54)씨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또 정 교수 등의 사모펀드가 인수한 웰스씨앤티가 조 후보자가 민정수석으로 근무하던 시기 매출이 급증한 점에 대해 조 후보자의 영향력이 미쳤는지 여부도 수사 중이다.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가 지난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자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