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압수수색에 교수 소환…부산대 의전원 '뒤숭숭'
학생들 "지겹다. 조국이든 딸이든 이제 그만하자"
딸 조씨, 복학 신청한 듯…"얼굴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조국(54) 법무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린 6일 오후 4시 경남 양산시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조 후보자의 딸 조모(28)씨가 다니는 부산대 의전원 분위기는 뒤숭숭했다. 지난달 27일 검찰의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외부인 출입이 잦아진 데다, 이달부터 시작되는 의사 국가고시 시험을 앞두고 있어 학생들 사이에선 그 어느 때보다 민감한 표정이 역력했다. 조씨가 입학한 2014년 입학전형위원장을 맡았던 김모 교수 등 소속 교수들도 연일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고 있다.

조씨의 ‘부정입학’ ‘스펙 위조’ ‘장학금 특혜’ 의혹이 연이어 터지면서 부산대 의전원은 ‘논란의 중심지’가 됐다. 이날 만난 학생들은 "이제 지겹다" "짜증 나서 인사청문회도 안 본다" "조국이고 딸이고, 그만해 줬으면 좋겠다"는 날선 반응을 보였다. 교수나 교직원들도 "나는 모른다" "말할 게 없다"며 자리를 피했다. 일부는 "기자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며 문을 걸어잠그기도 했다.

6일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 딸 조모(28)씨가 재학 중인 부산대 의전원 건물.

◇학생들 "시험기간인데...지속되는 조국 이슈 지겹고 민폐"
이날 의전원에선 국가고시와 쪽지시험 등 여러 시험을 앞둔 학생들 대부분이 늦은 오후까지 강의실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의전원 재학생은 "9월부터 12월까지 국가고시 시험이 있어서 학생들이 더 민감한 상태"라며 "이번 일로 교수님들도 위축돼, 학교 전체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짜증이 나서 인사청문회를 안 보겠다는 친구들도 많다"고 했다.

일부 학생들은 조씨의 복학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익명을 요구한 의전원 2학년생은 "이런 난리에 더이상 조씨가 복학을 하더라도 학교를 다닐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부산대) 학생회에서 이미 (조 후보자 사퇴) 입장을 내놨다. 그게 학생들 입장이고 생각"이라고 했다. 또 다른 의전원 학생은 "학교 측에서 이번 사태와 관련해, 함구하지 말고 학생들에게 명확하고 투명하게 설명을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조씨는 최근 2019학년도 1학기 휴학을 마치고 2학기 복학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대 의전원은 지난 2일 개강해 오는 12월 20일 기말고사를 보고 종강한다. 부산대 의전원 관계자는 "조씨 복학 여부에 대해서는 개인정보이기 때문에 언급하기 어렵다"고 했다.

6일 부산대 의전원 학생들이 강의실에서 시험공부를 하고 있다.

◇의전원 측 "조씨 고대 입학 취소되면 의전원 입학도 취소 가능성"
조씨는 부산대 의전원 입시에서 위조된 '동양대 총장 표창장(봉사상)'을 활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조씨는 자기소개서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3주 동안 인턴으로 근무한 경력을 담았다. 하지만 KIST 측은 "조씨가 인턴 기간 중 3일만 출근했고, 공식적으로 인턴 활동 증명서를 발급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때문에 검찰 조사 결과 동양대 총장상 수상이력과 KIST 인턴 활동 증명서가 허위 사실로 드러나게 된다면, 조씨의 부산대 의전원 입학은 취소될 가능성이 높다. 부산대 관계자는 "취소된 단국대 논문은 조씨가 의전원 입학 전형에선 기재하지 않아 입학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며 "다만, 조씨의 고려대 입학이 취소된다면 입시요강에 따라 대학생 신분만 입학할 수 있는 의전원도 입학이 취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고려대는 앞서 조씨 입학 취소 여부에 대해 "검찰 수사 결과를 보고 어떻게 처리할지 결정하겠다"고 했다

6일 경남 양산시 부산대 의전원 국가고시 대비실.

부산대 학생들은 오는 9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비판하는 3차 촛불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촛불집회 집행위원회 관계자는 "1~2차 집회는 조 후보자 딸의 의전원 입학과 장학금 특혜 등에 대해 대학 측의 철저한 진상 규명을 요구했지만, 3차 집회에서는 조 후보자의 사퇴와 사과 요구로 강도를 높이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지난 2일 오후 부산 금정구 부산대학교 대운동장 넉넉한터에서 총학생회 주최로 열린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자녀 의혹 진상규명 촉구를 요구하는 촛불집회에 참여한 300여 명의 학생들이 휴대전화로 불빛을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