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링크PE의 더블유에프엠 인수 과정에 정통한 관계자
"조범동씨가 '내가 조국 사촌, 민정수석 돈 떼어먹겠냐'"
"웰스씨앤티 우회상장, 와이파이 수주 계획 진작 마련"

‘조국 가족 펀드’의 운용사 코링크PE의 실질 소유주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5촌조카 조범동씨가 2017년 10월 코링크PE를 통해 더블유에프엠(WFM)을 인수할 당시 "(조국 후보자의 아내인) 정경심씨도 (더블유에프엠) 주식을 샀다. 내가 (청와대) 민정수석 사촌인데 사기를 치고 민정수석 돈까지 떼어먹겠느냐. 다른 사람들도 더 투자하고 싶으면 말하라"고 발언했다는 업계 관계자의 주장이 나왔다.

더블유에프엠은 조국 가족 펀드가 인수한 가로등 점멸기 생산업체 웰스씨앤티가 우회상장 통로로 이용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은 회사다. 2차전지 업체를 표방하고 있지만 관련 연구소 직원이 1~2명에 불과하고 과거 주가를 띄우기 위한 작업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조범동씨는 실제로는 조국 후보자와 5촌이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사촌’이라고 소개했다고 한다.

당시 사정에 정통한 이 관계자는 4일 "조범동씨가 (2017년) 10월 어느 날인가 '잠깐 역삼동 모 교회 근처에서 정경심씨 좀 만나고 오겠다'고 했고, 그 사람이 누구냐고 묻자 '형수님이고, 민정수석 와이프'라고 했다"면서 "만나고 온 뒤에는 형수님도 더블유에프엠 주식을 사기로 했다면서 '내가 민정수석 사촌인데 사기를 치겠느냐. 주식 더 사라'고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조씨가 인맥을 과시하면서 당시 더블유에프엠 오너였던 우국환 회장도 기업이 더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해 매각 이후에도 80억원을 코링크PE 펀드에 출자했던 것"이라며 "당시 조씨는 익성이란 현대차그룹 1차벤더 회사의 2차전지사업을 더블유에프엠에 붙이는 것이나, 체코 테슬라 회사와의 공급 계약, 웰스씨앤티를 통한 공공와이파이 사업 수주까지 다 자료로 가지고 있었다. 모두가 더블유에프엠이 대박을 칠 것이라고 믿을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으로 출근하고 있다. 조 후보자는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사모펀드 투자 의혹과 관련해 "수익률이 높아 투자했을 뿐이며 어디에 투자하는지 등은 전혀 몰랐다"고 답했다.

조범동씨는 정경심씨가 더블유에프엠 주식을 샀다고 했지만, 정씨가 실제로 매수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조범동씨가 투자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이른바 ‘조국 마케팅’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 관계자는 "(나는) 정경심씨를 직접 본 적이 없고, 조범동씨 얘기만 들은 상태여서 (투자했다는 말이) 사실인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아마 정경심씨가 본인 이름으로 투자했다면 주주명부에 나오지 않겠느냐"고 했다.

조국 후보자는 공직자 재산신고 때 상장사 주식 등은 들고 있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외부인이 특정 회사의 과거 주주명부를 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 강제 수사가 아닌 이상 확인하기가 어렵다. 회사 주주의 경우 법원에 주주명부 열람 신청을 할 수 있지만, 이 경우에도 가장 최근에 폐쇄된 명부만 확인할 수 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정경심씨가 인수한 주식은 코링크PE가 5000원에 사주기로 약속한 더블유에프엠 전 오너 우국환 회장의 지분이다. 코링크PE는 2017년 10월 더블유에프엠 주식 80만주를 우국환 전 회장과 신성석유로부터 5000원에 샀고,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97만1174주를 주당 4050원에 취득했다.

또 11월에 권모씨로부터 100만주를 주당 5000원에, 우 회장한테서 20만주를 주당 5000원에 취득했다. 그리고 그해 12월에는 우 회장으로부터 주식 310만주를 다음해 1월 31일까지 5000원에 사겠다고 계약을 맺었다. 코링크PE의 자금 여력이 충분하지 않아 나누어 매수했고 이 중 일부를 재판매한 것으로 보인다.

코링크PE는 지난해 말 이후 더블유에프엠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인데,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B 기업도 이 회사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보고 있는 기존 주주라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다만 매각 작업은 최근 조 후보자 관련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전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익성의 2차전지 산업을 더블유에프엠으로 옮기는 것이나 체코 테슬라배터리와 맺은 비밀계약(NDA), 웰스씨앤티 우회상장 계획 및 공공와이파이 사업 수주 등이 이미 2017년 9~10월 당시에 구체화돼 있었다고 했다. 더블유에프엠이 2차전지 사업을 붙인 것은 그해 11월 이후이며, 체코 테슬라와 계약을 맺었다고 밝힌 것은 그해 12월이었다. 공공 와이파이 사업 수주는 2017년 9월 서울시를 시작으로 2018년 내내 추진됐다. 당시 조씨는 서울시 외에도 다른 와이파이 사업을 수주할 수 있다고 근거 자료를 제시했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2017년 10월 5000원 안팎이던 더블유에프엠 주가는 2018년 2월 초 7500원으로 약 50% 상승했다. 그러나 이후 줄곧 주가가 하락해 올해 초에는 3000원대로 떨어졌고, 최근 조국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이 커지면서 2600원대로 내려앉았다.

그는 "조씨는 수많은 자료를 가지고 있었으며 그 당시에 이미 웰스씨앤티를 어떻게 키울지, 더블유에프엠 주가를 어떻게 올릴지 계획이 있었다"면서 "우리는 '민정수석 조카인데 사기를 치겠느냐'는 말을 믿었는데, 관련해서 피해를 보지 않은 사람이 없다"고 주장했다.

조씨가 코링크PE의 실질소유주라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이상훈 현 대표는 분명한 바지사장"이라며 "당시 들은 바에 따르면 이 대표가 조씨에게 현 부인을 소개해줘 친해졌다. 이 대표는 조씨의 말이라면 껌뻑 죽는다"라고 했다.

조범동씨와 이상훈 코링크PE 대표는 검찰 수사 착수 전 해외로 출국해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