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8월말 독일 찾아온 이태규 만나
안철수계 의원들, 호남중진과도 당 진로 논의
準연동형비례제 도입 염두 독자노선 가능성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의 측근인 이태규 의원이 최근 독일을 찾아 안 전 의원을 만나고 온 것으로 4일 확인됐다. 이 의원은 안 전 의원의 '보수 통합' 동참 가능성에 대해선 "호사가들의 이야기"라고 했다. 최근 국회 정치개혁특위를 통과한 준(準)연동형비례대표제 선거제 도입을 염두에 두고 보수통합보다는 중도 독자노선 쪽으로 마음이 기울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 의원은 이날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과의 통화에서 "지난 8월 말쯤 독일에 다녀와서 안 전 의원을 만나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누고 왔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안 전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자유한국당과 통합·연대할 가능성에 대해선 "안 전 의원이 추석 전에 돌아와 보수 통합에 동참한다거나 하는 것은 호사가들이나 잘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라며 "안 전 의원은 (독일에서) 공부를 더 하고 싶어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안 전 의원은 20대 총선 당시 기득권 양당제 구도를 깨야 한다는 입장이었다"고 했다. 안 전 의원은 20대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당을 창당해 '기득권 양당제 구도 타파'와 '다당제 구축'을 내세웠다. 이 의원은 다만 "지금은 정치 상황이 많아 달라지고, 해외에서 국내 정치를 바라보는 관점 등은 차이가 있지 않겠나"라고 여지를 남겼다.
바른미래당의 안철수계 의원들은 유승민 의원 등 바른정당계와 함께 손학규 대표가 퇴진해야 한다는 데는 뜻을 같이하고 있다. 그러나 양측이 내년 총선 때까지 진로를 같이할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관측도 당내 일각에서 나온다. 국민의당 출신 한 의원은 "안철수계 의원들이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과만 함께 하는 것은 아니다"며 "호남 중진의원과도 만나 향후 진로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다"고 했다. 호남 중진의원들은 그동안 손 대표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손 대표 체제로는 총선을 치를 수 없다'는 것에 퇴진파와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른미래당의 한 관계자는 "만약 선거법 개정이 이뤄져 준연동형비례대표제로 내년 총선이 치러질 경우 안 전 의원이 20대 총선 때처럼 제3 중도정당을 표방하고 독자노선을 걸을 가능성도 살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안 전 의원 측의 이런 분위기가 알려지자 바른정당계, 특히 보수 통합파 인사들은 안 전 의원의 진의를 파악하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바른정당계 안에서는 중도 독자노선 못지않게 보수 통합에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보수 통합을 지지하는 한 인사는 "안 전 의원이 정말 독자 노선을 걷는 쪽으로 생각이 기울고 있다면 보수 통합에 중대한 장애물을 맞게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