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2일 선전 매체를 통해 "조선반도 핵 문제는 조(북)·미 간의 문제로서, 이는 당사자들끼리 나서서 해결할 일"이라며 "조·미가 협상을 하든 말든, 협상 내용이 무엇이든지 간에 남조선 당국이 하등 상관할 필요도 없다"고 주장했다. "남조선 당국자들과는 할 말 없다"는 입장을 밝혀온 북한이 이번엔 '미·북 대화에서 남조선은 빠지라'고 주장한 것이다. 북한의 '통미봉남(通美封南)' 전술이 더욱 노골화하는 모습이다.

북한 대외 선전 매체 '메아리'는 이날 "상관없는 일에 중뿔나게 나서겠다고 하다가는 세상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기 마련"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 매체는 "지금 남조선 당국은 제 집안의 불을 끄기에도 바쁜 지경에 처해 있다"며 "일본은 경제 보복 조치로 남조선을 압박하고 미국은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강요하고 있으며 조선반도 주변국들과의 관계도 불편하여 '사면초가, 오면초가에 빠졌다'는 말이 심심치 않게 터져 나오고 있다"고 했다. 외교적 난관에 봉착한 문재인 정부를 '자기 일이나 잘하라'며 조롱한 것이다.

북한은 이날 노동신문을 통해선 우리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 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남조선 민심의 반영으로서 응당한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공식 반응을 보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그러면서도 "남조선 당국이 미국과 일본의 눈치를 보며 우유부단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노동신문)며 대남 비난을 이어갔다. "미국은 군사정보보호협정이 파기되자 무슨 큰일이나 난 듯이 펄쩍 뛰며 일본을 공공연히 편들고 있다"(노동신문) "남조선에 대한 미국의 지배와 예속을 단호히 배격해야 하며 치욕스러운 '한미동맹'을 끝장내야 한다"(우리민족끼리)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