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현지 시각)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워싱턴으로 돌아오자마자 FEMA(연방재난관리청)을 방문했다. 역대 대서양에서 발생한 허리케인 최대 세력으로 평가받는 허리케인 도리안이 북상(北上)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허리케인은 지난 1일(현지 시각) 기준으로 최고 풍속이 시속 295km에 다다르며 최고 등급인 5등급으로 세력이 커졌다. 현재 카리브해의 바하마제도를 지나며 미국 본토에 상륙할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허리케인이라는 재난에 대응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이 안이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허리케인 관련 브리핑을 받은 뒤 "우리는 그 어떤 것이 우리에게 닥칠지 알지 못한다. 그것이 가장 강력한 것일 수 있다는 게 우리가 아는 전부"라며 "나는 5등급 (허리케인)에 대해 일찍이 들어봤는지조차 확실하지 않다. 4등급은 본 적이 있지만 4등급도 그다지 많이 보지 않았다"고 했다. 또 "5등급은 최고 등급으로, 있다는 건 알지만 제대로 들어봤는지조차 모른다"며 "유감스럽게도 이것이 우리가 맞닥뜨리게 된 것"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일(현지 시각) 워싱턴 DC의 연방재난관리청(FEMA)에서 5등급으로 세력을 키워 미 본토로 다가오고 있는 허리케인 도리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5등급 허리케인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7년 9월 발생한 ‘일마’와 ‘마리아’가 5등급 허리케인으로 분류됐었고, 지난해 10월 미 플로리다주를 강타해 큰 피해를 입혔던 허리케인 ‘마이클’도 5등급 규모였다. 이들 허리케인으로 발생한 피해규모는 1650억달러(약 199조원)이었다.

미 블룸버그 통신은 ‘미 동해안으로 돌진해오는 5등급 태풍에 트럼프 대통령이 쩔쩔매고(Stumped) 있다’는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허리케인 도리안이 4등급으로 격상했던 지난달 31일 그가 자신의 별장에서 골프를 치고 있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도리안의 미 동부 해안가 위협을 이유로 폴란드 방문을 취소했지만, 31일 북부 버지니아주에 위치한 자신 소유 골프 클럽에서 여배우 데브라 메싱 등이 포함된 일행과 골프를 즐겼고 이를 자신의 트위터에 중계했다는 것이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그곳에서도 매시간 도리안의 상황에 대한 업데이트를 보고받았다"고 해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핵폭탄을 떨어뜨려 허리케인을 소멸시키자’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미국 온라인매체 악시오스의 지난달 보도에 따르면, 그는 국토안보부와 국가안보회의(NSC) 관리들에게 허리케인 상황에 대해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우리가 허리케인 눈(중심부)에 폭탄을 떨어뜨려 세력을 저지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는게 어떻겠나?"라며 이같은 제안을 했다. 그는 2017년에도 당시에도 고위 관료들에게 허리케인이 미 본토에 상륙하기 전에 폭탄을 사용해 진로를 저지하면 어떠냐고 물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