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각종 의혹에 휩싸인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의 가족 증인 채택 여부를 두고 30일 다시 강하게 충돌하면서 당초 9월 2~3일로 합의했던 청문회가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자 민주당은 국회 밖에서 언론을 상대로 진행한다는 '국민청문회' 추진을 다시 시사했다.

◇46초 만에 끝난 법사위

민주당과 한국당 원내지도부가 합의한 날짜에 청문회가 열리기 위해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에서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가 채택돼야 한다. 그러나 한국당은 조 후보자 아내와 동생 등 가족들을 포함해 25명을 증인으로 선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고, 민주당은 '후보자 가족 증인 채택은 절대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자리에 앉자마자… -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일정을 확정하기 위해 소집을 요구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가 30일 오전 개의 46초 만에 산회되면서 퇴장하고 있다.

전날 이 문제로 한 차례 충돌한 여야는 이날도 결론을 내지 못했다. 민주당 법사위원 8명은 한국당 소속 여상규 법사위원장에게 30일 전체회의 소집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날 오전 11시 법사위 회의장에는 민주당 위원들만 나타났다. 여 위원장은 지역구 일정이 있다는 이유로 나오지 않았고, 한국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을 위원장 대행으로 지명했다. 김 의원은 오전 11시 8분쯤 회의장에 나타나 개의를 선언한 뒤 "(여야) 간사 간에 합의된 의사일정이 없으므로 회의를 마치겠다"며 산회시켰다. 46초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9월 2~3일 청문회가 진행되기 위해선 아무리 늦어도 2일 오전까지 증인 합의가 이뤄져 청문회 실시계획서가 채택돼야 한다. 그러나 한국당이 30~31일 부산과 서울 '장외 투쟁'을 하는 데다 주말에 법사위 회의를 열기도 어려워 예정된 날짜의 청문회는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는 전망이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서로 상대방이 청문회를 무산시키려 한다고 비난했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후보자 가족을 증인으로 채택하는 것은 비인간적·비인륜적·비인권적·패륜적"이라며 "이쯤 되면 한국당의 본색은 청문회 보이콧"이라고 했다. '국민청문회' 재추진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도 "이런 상황이 올지 몰라 국민청문회를 취소했다고 안 하고 보류한다고 한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도 가세했다. 강기정 정무수석은 "국회는 정해진 날짜에 인사청문회를 열어 법을 준수하고 국민에 대한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검증에 반드시 필요한 핵심 증인을 채택해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하는 청문회를 열자"며 "그런 청문회를 받을 용기가 없다면 여당은 차라리 '청문회를 무산시켜서 임명을 강행하겠다'고 밝히라"고 했다.

◇靑, 청문회 무산되면 강행 가능성 시사

청와대는 9월 2~3일 인사청문회 실시 여부와 상관없이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강기정 수석은 "당초 여야가 합의한 날짜에 청문회가 되든 안 되든 재송부 요청은 이뤄질 것이며 추가 송부 기간은 3일 오전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일정을 늦추자는 한국당 주장에 대해선 "국회 스스로 만든 법을 어기는 것으로 국회 직무유기"라며 "대통령은 법이 정하는 절차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국회에 10일 이내 기간을 정해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할 수 있다. 청문회 일정이 최대 9월 12일까지 늦춰질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그렇게 충분한 시간을 줄 가능성은 없다는 관측이 대부분이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9월 2일까지는 국회의 시간이지만 3일부터는 대통령의 시간"이라고 했다. 민주당 한 지도부 의원은 "청문회가 끝까지 열리지 않는다면 '국민청문회'를 열어 조 후보자가 해명하게 한 뒤 대통령이 임명하는 방법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나경원 원내대표는 "여당은 자꾸 도망가고 뭉개지 말고 협상 테이블로 나와 '제대로 된 청문회를 보고 싶다'는 국민의 요구를 충족시켜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