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빈 '도루 성공했나'

두산 베어스의 4번 타자가 자리를 비웠지만, 공백은 느껴지지 않았다. 발야구와 호세 페르난데스의 한 방이 빈 자리를 메웠다.

두산은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선두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4-2로 승리, 5연승을 질주했다.

1, 2위인 SK와 두산의 이번 맞대결은 '미리보는 한국시리즈'로 불렸다. 하지만 두산은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4번 타자 공백을 떠안았다.

두산의 붙박이 4번 타자 김재환은 지난 26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지난 25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2회말 수비 도중 부상을 입었다. 좌익수로 선발 출전한 김재환은 정근우의 안타성 타구를 잡기 위해 다이빙 캐치를 시도했는데, 땅에 심하게 부딪히면서 갈비뼈 쪽에 통증을 느꼈다.자기공명영상(MRI) 검사 결과 우측 갈비뼈 단순타박이라는 진단을 받았지만, 통증이 남아있어 결국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이날 경기에서 4번 타자의 공백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두산의 기동력이 빛을 발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를 주문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산은 이날 무려 5개의 도루를 성공시켰고, 거의 모두 득점으로 연결됐다.

3회초 SK에 선취점을 내주고 끌려가던 두산은 4회말 선두타자 박건우가 좌전 안타를 친 후 후속타자 정수빈 타석 때 2루를 훔쳐 무사 2루의 찬스를 일궜다. 박건우가 정수빈의 2루 땅볼 때 3루로, 오재일의 3루 땅볼 때 홈으로 거침없이 질주하면서 두산의 동점을 이끌었다.

5회말 역전의 중심에는 '도루하는 포수' 박세혁이 있었다. 5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우전 안타를 친 박세혁은 후속타자 김재호 타석 때 2루 도루에 성공했다. 김재호가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허경민이 좌전 적시타를 치면서 두산은 2-1로 승부를 뒤집었다.

이 때 허경민이 SK의 중계 플레이가 허술한 틈을 타 2루까지 진루, 다시 득점 찬스를 만들기도 했다.

7회말 허경민의 안타와 도루로 2사 2루의 추가점 기회를 잡았던 두산은 8회말 또다시 발로 추가점을 만들어냈다. 8회말 선두타자 정수빈이 좌전 안타를 친 후 거침없이 2루로 도루했다. 후속타자 오재일이 좌전 적시타를 쳐 정수빈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후 1사 1루에서도 페르난데스가 2루를 훔치면서 SK를 압박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타석에서 타자들의 집중력도 좋았지만, 과감하고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로 역전할 수 있었다"고 흡족함을 내비쳤다.

해결사 역할을 자처한 페르난데스도 4번 타자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게 했다.

김 감독은 이날 경기 전 페르난데스와 오재일을 4번 타자 자리를 메울 후보로 꼽으면서 페르난데스에 무게를 뒀다.

이날 경기 전까지 4번 타자로 나서 3타수 무안타만을 기록했던 페르난데스는 2루타 한 방과 쐐기포를 날리며 장타력을 아낌없이 과시했다.

1-1로 추격한 4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좌측선상을 타고 흐르는 2루타를 날린 페르난데스는 팀이 2-1의 살얼음판 리드를 지키던 6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선발 헨리 소사의 4구째 포크볼을 노려쳐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큼지막한 아치(시즌 15호)를 그려냈다.

두산은 페르난데스의 쐐기포로 흐름을 가져올 수 있었다.

페르난데스는 "4번 타자로 출전한다고 특별히 다를 것은 없다. 똑같은 타순이라고 생각하고 경기에 임할 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