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구, 손찬익 기자] '조용히 발톱을 키우는 사자'라고 표현하면 적절할 것 같다. 올 시즌 삼성 유니폼을 입은 박승규(외야수)의 이야기다.

데뷔 첫해 퓨처스팀 외야진의 한 축을 책임지는 박승규는 25일 현재 타율 3할4푼1리(85타수 29안타) 12타점 13득점 6도루를 기록 중이다. 구단 안팎에서 지켜봐야 할 만한 재목이라는 호평이 끊이지 않는다.

지난 21일 상무와의 퓨처스 경기를 앞두고 기자와 만난 박승규는 "확실히 고등학교와 아주 다르다. 퓨처스에서 경기하다 보니 1군 선수들이 정말 대단하다 느껴진다"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박승규를 보노라면 '악착같다'는 표현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이에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라 그런지 그렇게 비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17년 1월 오른쪽 어깨 통증으로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박승규는 "감독님께서 어깨 상태가 좋지 않으니 당분간 방망이를 쳐보면 어떠냐고 하셔서 타자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시 마운드에 오르고 싶은 마음은 없을까. 그는 "고등학교 때 투수에 대한 미련이 있었는데 프로 입단 후 대단한 투수들이 많다 보니 현재 상황에서 더 집중하게 됐다"고 웃어 보였다.

박승규에게 자신의 장점을 묻자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공을 맞히는 건 자신 있다. 빠른 발과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넓은 범위를 책임지고 싶다"고 대답했다.

또한 "롤모델보다 모든 선수들의 장점을 배우고 싶어 다양하게 시도하고 있다"며 "유튜브를 통해 레그킥 하는 타자들의 타격 동영상을 자주 찾아본다"고 덧붙였다.

박승규의 별명은 박 검사. "평소 안경을 쓰는데 코치님과 선배님들께서 박 검사라고 부르신다. 별명이 입에 착착 감긴다"고 흡족한 반응을 보이기도.

내달 엔트리 확대에 맞춰 1군 승격 기회를 얻게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는 "1군 외야진이 워낙 탄탄하고 퓨처스에도 뛰어난 선배님들이 많이 계신다. 아직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며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을 열심히 하겠다"고 자신을 낮췄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 박승규에게 '어떤 선수가 되고 싶냐'고 물었다. "박승규 하면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실력에 앞서 인성이 좋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