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미국 기업들의 중국 철수 명령을 거론하면서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International Emergency Economic Powers Act)'을 근거 법률로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 시각) 트위터에 "대통령의 권한 등과 관련된 법에 대해 어떤 단서도 갖고 있지 않은 가짜 뉴스 기자들을 위해 말하자면, 1977년 비상경제권한법을 찾아봐라. 상황 종료!"라는 글을 게재했다. 전날 트럼프가 미국 기업의 중국 철수 지시를 언급하는 트위터를 올렸을 때 워싱턴포스트 등 언론이 "백악관엔 기업에 이러한 지시를 강제할 권한이 없다"고 꼬집은 것에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

1977년 발효된 국제비상경제권한법에 따르면, 미 대통령은 '미국 안보·외교·경제에 현저한 위협이 될 경우'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다. 비상사태를 선포하면 대통령은 대상이 되는 국가와 국민의 금융 거래 금지, 자산 동결 등을 명령할 수 있다.

지난 3월 미 의회 보고서에 따르면 지금까지 이 법이 발동된 국가비상사태는 총 54건이며, 이 가운데 29건은 지금도 효력이 발휘되고 있다. 1979년 11월 이란 주재 미 대사관에 미국인 50여명이 억류됐을 때 처음 발동됐고, 199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강제 합병 때도 발동됐다. 북한도 이 법에 따른 제재 대상국이다. 특정 국가가 아니라 대량살상무기나 테러리즘, 마약 등 범죄 조직 활동 등에도 발동할 수 있다.

문제는 분쟁·테러 같은 상황에 발동하는 '국가비상사태'를 중국과의 무역 분쟁에 적용할 수 있느냐다. 대통령이 미국 기업과 기업인들에게 '중국을 떠나라'고 하려면 그럴 만한 상황이 있어야 하지만 트럼프는 중국에 대한 보복을 정당화하기 위해 이 법을 언급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국제경제 담당 보좌관을 지낸 대니얼 프라이스는 뉴욕타임스에 "이 법은 대통령의 화를 달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특별한 국가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런 목적으로 발동하면 권력 남용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