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0일 오후 8시에 방송되는 TV조선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이 찾은 곳은 대전이다. 허 화백이 기억하는 대전은 후후 불며 후루룩 맛봤던 대전역 가락국수 한 그릇이 유일하다.

첫 집은 숙성한 총각무를 넣은 오징어 찌개를 파는 곳인데 허리가 굽은 할머니가 수십 년째 맛을 지키고 있다. 한참을 기다려 받은 음식은 군내 나는 총각무 반찬 하나에 오징어 찌개가 전부인데, 웬일인지 주변 손님들이 그 총각무를 찌개에 넣고 먹는다. 반신반의하며 따라 하니 찌개가 얼큰하고 시원한 맛으로 변해 숟가락을 놓을 수 없다.

이 집과 마주 본 고깃집은 53년 된 식당으로 기름때 하나 없이 깨끗하게 유지되고 있다. 메뉴는 연탄에 구운 불고기 하나. 느끼한 고기를 찍어 먹는 간장소스가 비법인데, 사장님은 딸에게도 알려주지 않았던 맛의 비밀을 허 화백에게 귓속말로 속삭이다 그만 옷깃에 달린 마이크를 타고 제작진에게 들키고 만다.

대전의 맛으로 유명한 두부 두루치기도 맛본다. 원조집으로 유명한 식당을 찾아 음식의 유래를 들으며 술 한 잔을 곁들인다. 대전식 칼국수는 칼국수에 양념장을 섞은 비빔칼국수를 자주 먹는다고 하는데 단맛 없이 새콤해 입맛을 당긴다.

해가 진 대전 거리에서 가락국수 포장마차를 찾아 예전만큼 추억은 덜하지만 훨씬 맛있는 한 그릇을 맛본다. 또 주택가 숨은 식당에서 아삭아삭한 콩나물밥 한 그릇을 뚝딱 비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