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적(靜寂)'과 싸우는 청각 장애 테니스 선수 이덕희(21·세계 랭킹 212위·사진)가 한 수 위의 후베르트 후르카치(22·폴란드·세계 랭킹 41위)를 상대로 분전했으나 역전패했다.

이덕희는 21일 ATP(남자프로테니스) 투어 250시리즈 윈스턴세일럼 오픈(미국 노스캐롤라이나·총상금 71만7995달러) 2라운드에서 후르카치에게 1대2(6―4 0―6 3―6)로 졌다. 키 196㎝ 장신인 후르카치는 이덕희(175㎝)보다 20㎝ 이상 큰 선수다. 큰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포핸드로 이달 초 ATP 투어 로저스컵 2라운드에서 스테파노스 치치파스(그리스·8위)를 꺾는 이변을 연출하기도 했다.

전날 1라운드에서 스위스의 앙리 라크소넨(세계 120위)을 2대0으로 물리치면서 1972년 ATP 투어 창설 이후 처음으로 청각 장애 선수의 단식 본선 승리 기록을 세웠던 이덕희는 후르카치의 서비스 게임을 막아내며 1세트를 따냈다. 그러나 2·3세트에서 브레이크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이덕희는 경기 후 "내가 듣지 못해서 경기하기 불편할 거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난 오히려 경기에 더 집중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여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