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 시위가 수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주 홍콩 영국 총영사관 직원이 중국 본토에서 홍콩으로 돌아오던 중 중국 당국에 체포돼 13일째 구금 중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2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에 따라 ‘홍콩 내 반(反) 중국 인사에 대한 중국 정부의 ‘보이지 않는 탄압의 손’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홍콩에서 선전을 거쳐 광저우를 오가는 고속철의 내부.

올해 28세인 사이먼 쳉 이라는 이름의 이 직원은 지난 8일 중국 선전으로 갔다가 돌아오던 중 연락이 끊긴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영주권자로 상무담당관인 쳉은 당시 중국 선전에서 열린 비즈니스 콘퍼런스에 다녀오던 중이었다.

최근까지 그가 실종됐다는 보도가 국내외에 이어졌지만, NYT는 그의 여자친구와 가족을 인용, 쳉이 중국 당국에 의해 구금 중이라고 전했다. 쳉은 끌려가기전 여자친구에게 '나를 위해 기도해달라'는 문자 메시지를 마지막으로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주요 외신은 그가 홍콩으로 돌아오는 고속철 안에서 체포된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외교부는 관련 성명에서 "이 같은 보도에 크게 우려하고 있으며, 광저우와 홍콩 경찰에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중국 당국은 아직까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최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 당국이 쳉을 체포했는지 확인을 요청 받고 "관련 상황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중국 공안(경찰)은 최근 중국 본토에 입국하는 홍콩인에 대한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휴대전화 등에 저장된 송환법 반대 관련 사진이나 영상을 발견하면 즉시 체포해 가두기도 한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