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19일(현지 시각) 중국 화웨이에 대한 거래 제한 유예 조치를 90일 연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화웨이는 당분간 폴더블(화면이 접히는)폰과 같은 스마트폰 신제품에 미국 기업의 소프트웨어와 반도체를 탑재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은 유예 조치 연장과 동시에 미국 기업과의 거래 제한 명단(블랙리스트)에 화웨이 계열사 46곳을 추가했다. 제재 수위를 낮추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은 이날 "화웨이에 대한 미국 기업과의 거래 제한 유예 조치를 연장해 11월 18일까지 적용한다"고 밝혔다. 로스 장관은 "(이번 90일 연장은) 집요한 국가 안보·외교정책상의 위협을 감안해 미국 전역의 소비자들이 화웨이의 통신 장비로부터 (다른 회사 장비로) 옮겨가는 데 필요한 시간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정부는 지난 5월 미국 안보를 위협한다는 이유로 화웨이를 거래 제한 기업 명단에 올렸다가 얼마 후 미국 내 고객들을 위해 거래 제한 조치를 유예했다. 블랙리스트에 오르면 미국 내 기업들로부터 부품 구입은 물론이고, 미국 정부 허가 없이 기술 정보도 공유할 수 없다.

이번 조치로 화웨이는 당분간 미국 내 기존 통신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미국을 포함한 기존 고객에게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폴더블폰과 5G(5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에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퀄컴 반도체 등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완화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미 정부는 이날 거래 제한 명단에 화웨이 계열사를 추가해 전체 대상 기업 수를 114곳으로 늘렸다. 로스 장관은 "100곳이 넘는 화웨이 자회사가 거래 제한이 되면서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를 피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