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달리기 513위 중 512위.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느린 선수, ’느림보’ 앨버트 푸홀스(39·LA 에인절스)가 기습 도루에 성공했다. 19년 연속 도루 진기록을 세웠다.

푸홀스는 2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파크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와 원정경기에 6번타자 1루수로 선발출장, 연장 11회초 시즌 첫 도루에 성공했다. 볼넷으로 걸어 나간 뒤 기습적으로 뛰었고, 상대 포수 송구를 피해 슬라이딩까지 하며 2루에서 살았다.

푸홀스의 시즌 첫 도루이자 개인 통산 122번째 도루. 지난 2005년, 2009년 개인 최다 16도루를 기록하는 등 두 자릿수 도루가 3시즌 있는 푸홀스이지만 2017년 3개, 2018년 1개로 도루 숫자가 눈에 띄게 줄었다.

메이저리그 ‘스탯캐스트’ 측정에 따르면 푸홀스의 스프린트 스피드(전력질주시 1초당 가는 거리)가 22.6피트로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 뛴 야수 513명 중 512위로 거의 꼴찌. 포수 브라이언 매캔(애틀랜타)이 22.1피트로 푸홀스보다 느린 유일한 선수다.

메이저리그 평균 스프린트 스피드가 27피트. 이날 2루 도루를 할 때 푸홀스의 기록은 23.4피트였다. 리그 평균에 밑도는 스피드였지만 상대 허를 찌른 도루로 한 베이스를 훔쳤다.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푸홀스는 잔루로 남았다.

한편 이 도루로 푸홀스는 배리 본즈, 프랭크 로빈슨과 함께 역대 첫 19년 연속 최소 15홈런, 1도루 이상 기록한 선수가 됐다. 푸홀스는 1회 스리런 아치를 그리며 시즌 19홈런을 기록 중이다.

아울러 19년 연속 도루는 지난 2001년 같은 시기 빅리그 데뷔한 스즈키 이치로를 능가하는 기록이기도 하다. 이치로는 통산 780도루를 기록했지만 2018년 도루가 없어 17년 연속으로 마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