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5촌 조카 조모(왼쪽)씨가 지난 2016년 4월 28일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와 중국 화군과학기술발전유한공사와의 양해각서 체결식에 나서 중국 측 대표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가족이 75억원의 출자를 약정한 사모펀드(PEF) 운용사의 실소유주가 조 후보자의 친척(5촌 조카)이라는 의혹이 19일 제기됐다.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은 "코링크PE의 실제 운영자 조모씨가 회사 설립 과정에서 '조국의 친척'임을 강조해 왔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 측은 "제보에 따르면 조씨가 과거에 주식 관련 문제가 있어서 등기부에 대표이사 등으로 직함을 공식 기재하지 못했다고 한다"며 "조씨는 '총괄대표' 등의 직함을 명함에 박아서 활동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코링크PE의 법인 등기부등본상 대표이사는 이상훈 현 대표이지만, 설립 초기부터 주요 의사 결정을 주도한 실질 오너 역할은 조씨가 해왔다는 설명이다.

김 의원은 또 코링크PE가 2016년 4월 중국 장쑤성(江蘇省) 화군과학기술발전유한공사와 6000억원 규모의 '산업기금 조성 및 투자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당시 조씨가 코링크PE 측 대표로 나선 사진도 공개했다. 조 후보자 측은 MOU 체결 이후 약 1년 3개월 뒤인 2017년 7월 사모펀드에 75억여원 출자를 약정했다. 조 후보자가 민정수석으로 임명된 지 2개월 정도 지나서다.

이에 대해 조국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단 측은 "조씨가 조 후보자의 5촌 조카이며 후보자의 배우자가 조씨 소개로 사모펀드에 투자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해당 사모펀드 운용사의 실제 오너라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준비단 측은 "조씨가 코링크PE 대표와 친분이 있어 유일하게 중국과의 MOU 체결 당시에만 관여한 사실이 있다"면서도 "펀드 운영에는 일절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준비단 측의 해명과 달리, 조씨는 지난해에도 '코링크PE 총괄대표'라고 적힌 명함을 들고 다닌 것으로 밝혀졌다. 코링크PE의 이상훈 대표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하지만 김 의원 주장대로 조씨가 사모펀드 운용에 깊이 개입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조 후보자가 사모펀드에 가입한 뒤 업무상 취득할 수 있는 고급 내부 정보를 친척인 실소유주에게 전하는 방식으로 펀드 운용에 관여했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 경우 펀드 투자자의 투자 관련 지시를 금지한 자본시장법 위반에 해당될 수 있다. 특히 코링크PE가 투자한 회사들이 주로 관급 공사를 집중적으로 수주해 매출을 늘린 정황이 나온다.

조씨는 '조 선생'이라는 필명을 가진 전업 주식 투자자다. '원칙대로 손절하고 차트대로 홀딩하라' '지금 당장 주식 투자에 선물옵션을 더하라' 등 주식 투자 서적도 출간했다. 그는 2010년부터 네이버 카페 '스탁포럼'을 운영했는데, 지난 18일 돌연 문을 닫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