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KT 위즈 이대은의 마무리 전환이 '신의 한수'가 되고 있다.
승리를 지키는 확실한 마무리로 좋은 모습을 보이는데 세이브 상황이 아닌 중요한 순간에도 긴 이닝을 소화하며 승리에 버팀목이 되고 있다.
이대은은 17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서 2-3으로 뒤지다 8회초 황재균의 적시타로 3-3동점이 되자 8회말에 마운드에 올랐다. 마무리는 대부분 기다리다가 승리가 확정될 때 나오거나 동점일 경우엔 9회 혹은 10회쯤에 나오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대은은 8회 등판했다. 김재윤이 2이닝을 던지고 내려가 8회라면 주 권의 등판 차례로 여겨졌지만, 상대 타순이 4번 최형우, 5번 안치홍, 6번 김주찬으로 이어져 이대은을 올려 확실히 막고 승리를 기대하겠다는 이강철 감독의 승부수였다.
이대은은 8회를 이 감독의 기대대로 삼자범퇴로 막았고, 9회에도 나가 선두 7번 이창진에게 안타를 허용했으나 곧바로 8번 김민식을 병살로 잡은 뒤 김선빈의 타구를 직접 잡아 아웃시켰다.
10회초 김민혁의 결승타로 4-3으로 앞서자 연장 10회에도 나왔다. 1사후 2번 박찬호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한 뒤 주 권으로 교체됐고, 주 권이 유민상과 문선재를 차례로 아웃시켜 경기가 승리로 끝났다.
이대은은 2⅓이닝 동안 40개의 공을 던지며 2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구원승을 챙겼다. 이대은이 8,9회를 잘 막아준 덕분에 팀이 귀중한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이대은은 다른 마무리 투수와는 달리 상황에 따라 2이닝 이상도 던질 수 있다. 올시즌 중반까지 선발로 활약한 덕분이다. 마무리로 보직이 바뀐 이후 1이닝을 초과해 던진 경우가 10번이나 된다. 2이닝 이상 던진 경기도 4번이다. KT가 불펜진이 두텁지 않음에도 승리를 잘 지킬 수 있는 것은 이대은의 이닝 소화력 덕분이다.
KT는 올시즌 블론세이브가 9개로 SK 와이번스(6개)에 두 번째로 적다. 그만큼 리드 상황에서 승리를 잘 지킨다는 뜻이다. 이대은은 블론세이브가 1개 밖에 없다. 그만큼 마무리 보직에 잘 적응했다는 뜻. 이대은은 올시즌 선발로 8경기에 등판해 1승2패 평균자책점 5.88을 기록했지만, 마무리로 나선 이후 23경기서 3승3패, 12세이브,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하고 있다.
팔꿈치 부상 후 무리가 덜할 수 있는 마무리로 돌린 것이 KT가 후반기에 NC 다이노스와 5위 싸움을 할 수 있는 가장 믿을 만한 '키(key)'가 됐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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