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마약 용의자가 경찰에 총격을 가해 6명이 다쳤다. 용의자는 경찰과 시민을 인질로 잡고 8시간여 대치를 이어갔다. 최근 연이은 총격난사에 경각심이 높아진 현지 언론은 총격전을 생중계했다.

미국 필라델피아 총격 사건 현장을 순찰하는 경찰관

14일(현지 시각) CNN방송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30분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나이스타운에 있는 한 주택에서 "마약 활동이 벌어지고 있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다. 용의자 모리스 힐(36)은 영장을 집행하러 온 경찰에게 갑작스럽게 총격을 가했다.

경찰은 창문을 통해 대피했지만 2명은 힐과 함께 집안에 갇혔다. 경찰이 힐의 주거지를 포위하며 같은 건물 주민 3명도 갇혀버렸다.

곧이어 경찰과 힐 사이 총격전이 이어졌다. 경찰은 50대 이상의 차량을 투입했지만, 힐을 쉽사리 제압하지 못했다. 총격전이 계속되자 용의자 주거지 뿐 아니라 주변 도로와 인근 템플 대학 보건과학센터 캠퍼스가 모두 폐쇄됐다. 행인과 인근 주민들도 긴급 대피해야 했다. 목격자들은 "100발이 넘는 총성을 들었다"고 전했다.

상황은 자정을 넘어서까지 계속됐다. 힐은 투항은 물론 협상시도에도 응하지 않았다. 힐은 오후 8시30분쯤 자신의 옛 변호인에게 도움을 청했다. 변호인이 힐을 설득하는 사이, 경찰은 특수기동대(SWAT)를 투입해 감금됐던 경찰과 주민을 구조했다. 이후 경찰은 최루가스를 뿌려 힐을 체포했다. 부상 당한 6명의 경찰은 생명에 지장 없어, 하루 뒤 모두 퇴원했다고 한다.

미국 주요 방송사들은 이날 총격전을 생중계하며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최근 텍사스주(州)와 오하이오주에서 발생한 연쇄 총기난사로 30여명이 사망해 총기참사에 대한 경각심이 높은 편이다. 리처드 로스 필라델피아 경찰청장은 "오늘 경찰관들이 죽지 않은 것은 기적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