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조기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가사 노동 시간을 단축하려는 흐름과 미세 먼지 등으로 외부에서 빨래를 말리기 어려운 환경 문제가 맞물리면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고품질 건조기를 만드는 과정에는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다. 건조할 때 열이 과하면 옷감이 변형되고, 건조기 내부 먼지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옷에 냄새가 배거나 곰팡이가 생길 수도 있다. 제대로 된 건조기의 조건은 무엇일까. 완벽한 한국형 저온 제습 고용량 건조기를 만들기 위해 고민해온 정승은 삼성전자 수석 개발자를 만나 자세히 들어봤다.

◇건조기 그랑데, 자연 속 바람과 햇볕에서 답을 찾다

"제대로 만든 제품은 쓰면 쓸수록 고개를 끄덕이게 돼요. 건조기 그랑데는 그런 제품입니다."

삼성전자 건조기 그랑데의 개발자 정승은 수석은 "그랑데 개발 프로젝트의 핵심 목표는 자연의 바람과 햇살 아래서 빨래를 말리는 일을 기계 내에서 구현해내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정 수석이 꼽는 자연 건조의 중요한 요소는 통풍과 온도, 그리고 깨끗함이다.

기존 건조기들이 옷을 빨리 말리는 것에만 집중한 경향이 있었다면, 그랑데는 옷감을 손상 없이 깨끗하게 말리기 위해 자연에서 끊임없이 답을 찾았다. 정 수석에 따르면 그랑데는 대자연의 청정함을 모티브 삼아 만든 제품이다. '360 에어홀'로 자연의 바람을, '마법의 60도'로 자연의 햇볕을 각각 구현했다.

◇소비자가 직접 보고 관리하는 '오픈형 열교환기'

그랑데 개발 과정에서 특히 중점을 둔 것은 건조기 내부 청결이다. 건조기 내부가 깨끗하지 않으면 의류를 깔끔하게 케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 수석은 제품 개발 시 건조기를 청결하게 사용할 수 있는 구조적 설계 방법을 놓고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그랑데는 제품 내부에 쌓이는 먼지를 소비자가 직접 청소할 수 있는 방식을 도입했다. 설계 당시 건조기에서 먼지가 많이 쌓이는 부분인 열교환기를 소비자가 열어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정 수석은 "사용자가 필요할 때마다 열교환기를 열어 청결도를 눈으로 확인하고, 건조기 구매 시 함께 제공하는 브러시로 열교환기를 꼼꼼하게 털어내며 청소할 수 있다"며 "먼지 없는 청정 바람이 의류를 말린다는 사실을 그랑데 내부를 보면서 소비자가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①직접 보고 관리할 수 있는 오픈형 열교환기. ②자연통풍 360 에어홀. ③옷감 손상 없는 마법의 60도.

◇'360 에어홀'과 '양방향 회전'으로 자연통풍 구현

정 수석에 따르면 기존 건조기들의 문제 중 하나는 빨래가 고르게 건조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바람이 나오는 에어홀이 고르게 배치되지 않아 건조 바람이 빨래 전체에 닿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반면, 그랑데는 건조통 뒤판 전면에 총 360개 에어홀을 360도로 고르게 둘러 배치했다. 이를 '360 에어홀'이라고 한다. 360 에어홀이 공급하는 풍부한 바람 덕분에 많은 양의 빨래도 빠르게 골고루 말릴 수 있다. 바람이 많은 날 빨래가 잘 마르는 것 같은 원리다.

기존 제품의 또 다른 문제는 건조통이 한 방향으로만 돈다는 것. 정 수석은 "건조통이 계속 한 방향으로 돌면 빨래가 꼬일 수 있다. 빨래가 꼬인 부분은 결국 마르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자연 상태에서 빨래를 건조할 때 다양한 방향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빨래가 고루 마른다는 점에 착안해 360개 에어홀을 개발했다"고 했다.

그랑데의 건조통은 양방향으로 회전하며 빨래 꼬임을 줄였다. 건조통과 제품 뒤판이 일체형으로 결합해 건조 시 바람과 먼지, 습기가 제품 밖으로 새어 나오지 않아 최적화한 환경에서 옷 구석구석까지 건조할 수 있다.

◇옷감 손상 걱정 없는 '마법의 60도'

한국 소비자들은 옷이 줄어들거나 옷감이 손상될 수 있다는 걱정에 건조기 구매를 망설인다. 실제로 한국의료시험연구원의 시험 결과에 따르면 건조 온도가 70도로 올라가면 60도일 때보다 옷감 수축률이 2배가량 커진다.

이 때문에 그랑데는 건조 시 드럼 내부의 최고 온도가 60도를 넘지 않도록 설계해 옷감 손상을 최소화했다. 맑은 날 햇볕에 말린 듯 자연스럽고 안전한 건조 기능을 달성한 것이다. 정 수석은 이 같은 기능을 "삼성전자가 고안한 한국형 저온 제습 건조 기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랑데에 탑재된 '마법의 60도' 기능은 건조기 사용자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청취하고 다방면으로 연구한 끝에 찾아낸 솔루션"이라고 말했다.

이미 의류 건조기가 대중화한 해외 시장과 달리, 국내 시장에는 건조기를 구매할 '예비 고객'의 비율이 높은 편이다. 이 때문에 신제품이 앞다퉈 출시되고 있다. 한국 환경에 최적화한 '제대로 된 제품'을 식별해내는 안목이 중요해지는 이유가 여기 있다. 정 수석은 "건조기는 한 번 선택하면 오랜 기간 사용하는 제품이므로 제품 성능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며 "그랑데는 국내 소비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개발한 만큼 어느 제품보다 깨끗하고 만족스러운 사용 경험을 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