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취생몽사(醉生夢死)는 정자(程子)가 ‘염락관민서(濂洛關閩書)’에서 처음 한 말이다. “간사하고 허탄하고 요망하고 괴이한 주장이 앞다투어 일어나 백성의 귀와 눈을 가려 천하를 더럽고 탁한 데로 빠뜨린다. 비록 재주가 높고 지혜가 밝아도 보고 들은 것에 얽매여 취해 살다가 꿈속에서 죽으면서도 스스로 깨닫지 못한다(邪誕妖異之說競起, 塗生民之耳目, 溺天下於汚濁. 雖高才明智, 膠於見聞, 醉生夢死, 不自覺也).”

정구(鄭逑·1543~1620)가 '취생몽사탄(醉生夢死嘆)'에서 말했다. "신묘한 변화 잘 알아 참몸을 세워서 바탕을 실천해야 생사가 편안하리. 어찌하여 제멋대로 구는 저 사람은 취몽(醉夢) 중에 늙어가며 끝내 깨지 못하누나. 대낮에 하는 일로 바른 길 막아 없애 가엾다 생생한 뜻 싹틀 길이 없구나. (중략) 탐욕 잔인 거침 오만 사단(四端)을 방해하고, 음식 여색 냄새와 맛 칠정을 빠뜨린다. 양심이 일어나면 사심(私心) 이미 움직이고, 바른 마음 일어날 때 삿됨 먼저 생겨나네. 안타깝다 열흘 추위 단 하루도 안 따뜻해, 취중과 꿈속에서 언제나 흐리멍덩(通神知化立人極, 踐形然後能順寧. 如何放倒一種人, 迷老醉夢終不醒. 朝晝所爲致牿亡, 可憐生意無由萌… 貪殘暴慢賊四端, 食色臭味淪七情. 良心發處私已動, 正念起時邪先生. 堪嗟十寒無一曝, 醉邪夢邪長昏暝)."

두 사람이 한 말을 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세상은 여전히 어지럽고, 바른 판단은 어렵다. 횡행하는 거짓 정보 앞에서 수시로 판단력이 흐려진다. 여기서 이 말 듣고 저기 가서 딴말한다. 높은 재주와 밝은 지혜로도 사사로운 마음과 삿된 뜻이 끼어들면 취중과 몽중이 따로 없다.

취몽(醉夢) 상태를 되돌리려면 달아난 정신을 불러내서 번쩍 깨우는 환성(喚醒)의 노력이 필요하다. 연암 박지원은 ‘환성당기(喚醒堂記)’에서 주인 서봉(西峯) 이공(李公)이 세상 사람들이 무지몽매하여 취생몽사하는 사이에 아무리 불러도 꿈에서 못 깨어나고, 아무리 흔들어도 취기를 벗어나지 못함을 슬피 여겨, 환성당이란 당호를 지어 아침 저녁으로 올려다보며 스스로를 깨치려 한 것을 옳게 보았다. 부화뇌동 없이 정신의 줏대를 바로 세울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