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뛰는 추신수(37)의 두 아들인 무빈(14)군과 건우(10)군이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국적을 선택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선 두 아들의 병역을 피하기 위해 미리 국적을 포기시킨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지만 미국에서 태어나 자란 추신수의 두 아들이 미국 국적을 선택한 것은 자연스러운 결정이라는 반응이 많다.
◇만 14세·10세 추신수 두 아들, 한국 국적 포기…만 18세까지 국적 선택했어야
6일 법무부에 따르면 법무부는 최근 추신수의 두 아들이 낸 국적 이탈 신고를 수리했다.
추신수의 두 아들은 모두 미국에서 태어났다. 장남은 추신수가 시애틀 매리너스 산하 마이너리그 팀에서 뛰던 2005년 태어났고, 차남은 클리블랜드에 소속이었던 2009년 출생했다. 국적과 관련해 한국은 속인주의를, 미국은 속지주의를 택하고 있어 이들은 자연스레 복수국적자가 됐다.
국적법은 만 20세가 되기 전에 복수국적자가 된 사람은 만 22세가 되기 전까지 하나의 국적을 선택해야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병역준비역에 편입된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하나의 국적을 선택해야 한다. 병역법에는 대한민국 국민인 남성은 만 18세부터 병역준비역으로 편입한다고 돼 있다.
추신수의 두 아들이 신고했던 국적 이탈은 복수 국적자가 외국 국적을 선택하기 위해 한국 국적을 포기하는 절차다. 외국에 주소가 있는 경우에만 법무부 장관에게 대한민국 국적을 이탈하겠다는 뜻을 신고할 수 있다. 법무부가 이를 수리하면 국적을 상실한다.
이들이 국적을 포기했기 때문에 병역 의무도 자연스레 사라졌다. 하지만 이들이 법무부 장관에게 국적 회복을 신청하면 다시 대한민국 국민이 될 수 있다. 이 경우 병역 의무는 다시 살아난다. 병역법상 병역 의무가 끝나는 것은 36세다. 다만, 정당한 이유 없이 병역 판정 검사나 현역병 입영 등을 기피했거나, 행방을 알 수 없었던 경우에는 38세로 늦춰진다.
두 아들은 미국에 살고 있기 때문에 한국 국적을 유지할 때보다 오히려 미국 국적을 선택했을 때 국내로 드나드는 것이 수월하다. 이들은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재외동포법)에 따라 재외동포로 분류되고, 재외동포 비자(F-4)를 받으면 국내에 입국할 수 있다. 한국 국적을 유지할 경우 24세까지는 병역 의무를 연기할 수 있지만, 25세부터는 국외여행허가를 받아야 한다. 6개월 이상 한국에 체류할 경우 입영 대상이 된다.
◇ "미국서 태어나 자랐는데…자연스러운 결정" 의외로 '쿨'한 네티즌들
국내에서 유난히 민감한 병역 문제가 엮인 사안이지만 네티즌 사이에선 추신수 두 아들의 한국 국적 포기 소식에 "자연스러운 선택"이라며 '쿨'(cool)한 반응이 우세했다. 이들 모두 미국에서 태어났고, 미국에서 자란 만큼 환경에 따른 선택이라는 것이다. "미국에서 태어나고 교육을 받았는데 당연한 것", "자란 곳이 미국이고 한국어도 잘 못하는데, 굳이 복수국적으로 손해볼 필요가 없다"는 반응이 많았다. 또한 미국의 경우 복수국적자는 연방기관에 취업을 할 수 없는 등 공직 진출에 제한이 있어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는 미국 국적이 더 유리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국적 포기로 논란을 빚었던 가수 유승준(43·미국명 스티브 유)의 사례와 차이가 있는 것도 이런 여론이 형성되는데 영향을 미쳤다. 재미교포인 유승준은 국내에서 활동하다 병역을 기피하기 위해 돌연 미국 국적을 선택했다. 하지만 추신수의 두 아들은 국내 체류 기간이 1년에 1개월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활동을 할 나이도 아니다. 국적 포기 과정에서 불법·탈법적 행위도 없었다. 이 때문에 "개인의 국적 선택권은 존중해야 한다"는 말이 나왔다.
하지만 아버지인 추신수의 과거 발언을 거론하며 비난하는 여론도 있다. 추신수는 지난 2010년 12월 MBC 황금어장 '천기누설 무릎팍도사'에 출연했다. 그해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야구 국가대표로 출전해 금메달을 따고 병역 특례를 받은 직후였다. 당시 방송에는 ‘나(추신수)는 언제라도 다시 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뛸 것’, ‘우승 후 울려퍼진 애국가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는 대목도 전파를 탔다. 그는 '나도 한국사람, 우리 아들도 역시 한국 사람'이라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일부 네티즌은 이를 두고 "TV에서는 애국심 있는 것처럼 하더니 정작 아들 국적은 미국으로 고르는 이중성에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추신수 측은 한국 국적 포기와 관련, "즐겁게 운동하고 싶어하는 아이들의 의견을 존중한 것"이라며 "두 자녀가 어려 병역 문제는 고려할 단계가 아니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