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함정·초계기 등 동원하고 해병대 상륙도 검토
일본, 과거 훈련때마다 우리 정부에 항의

군(軍)이 이르면 이달 중 독도 방어 훈련을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4일 알려졌다.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강행하자 우리 군이 그동안 한·일 관계를 감안해 미뤄온 독도 방어 훈련 재개 검토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의 반발할 것으로 보여 한·일 관계가 한층 더 날카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작년 1월 26일 해군 독도함에서 실시된 육·해·공군사관학교 2학년 생도들의 함정실습에 참가한 해군사관생도들이 독도를 향해 경례하고 있다.

군 소식통은 이날 연합뉴스에 "8월 중에 독도방어훈련을 시행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며 "한·일 관계 등을 고려해 미뤄왔지만, 일본 측이 계속해서 상황을 악화시키는 마당에 계획된 훈련을 더는 미뤄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군은 작년 10월 일본 기업들에 대한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이후 한·일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자 훈련 시기를 신중하게 저울질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지난 2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조치까지 결정한 마당에 훈련을 더는 미룰 필요는 없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독도를 방어하려는 의지를 과시하고 외부 세력의 독도 침입을 차단하는 전술을 숙련하기 위해 매년 전반기와 후반기에 해군, 공군, 해경 등이 참가하는 독도방어훈련을 해왔다. 작년엔 6월 18∼19일, 12월 13∼14일에 각각 훈련이 진행됐다. 통상 훈련에는 한국형 구축함(3200t급) 등 해군 함정, 해경 함정, P-3C 해상초계기, F-15K 전투기 등이 동원됐다. 이번에는 해병대 신속기동부대 1개 분대 병력도 참가해 독도에 상륙, 외부세력으로부터 독도를 방어하고 퇴거시키는 훈련을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 포항에 주둔하는 해병대 신속기동부대는 한반도 전역으로 24시간 안에 출동할 수 있다.

한편 일본은 독도방어훈련 때마다 한국 정부에 항의해왔다. 일본은 이번 훈련에도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