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인공위성을 만드는 물리학자다. 물리학자가 인공위성을 만든다니 의아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카이스트 대학원 시절 인공위성 만드는 우주과학 실험실을 택하면서 인공위성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나는 우주 날씨도 연구한다. 인공위성이 우주 날씨에 굉장히 민감하기 때문에 우주날씨에 관심을 안 가질 수가 없다. 지구 바깥 환경은 가혹하다. 태양은 끊임없이 폭발하며 고에너지 입자를 내뿜고 근지구 우주 환경을 급격하게 변화시킨다. 태양에서 뿜어져 나오는 고에너지 입자가 바로 우주방사선의 정체다. 우주방사선은 막아주는 장치 없이 홀로 떠 있어야 하는 인공위성에 매우 위협적인 존재다. 심한 경우 일시에 영구 정지시켜 버리기 때문이다. 많은 과학자가 10년 동안 협업해 완성한, 게다가 국민의 귀한 세금으로 만들어진 인공위성이 고철 덩어리가 되는 것은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
우주 방사선은 지구에 있는 사람에게도 위험한 존재다. 나는 2008년 한 방송사와 북극 항로에서의 우주방사선 피폭 문제와 관련해 인터뷰를 한 계기로 이 문제에 큰 관심을 갖게 됐다. 지난해 여름에는 대한항공을 퇴사한 객실 승무원이 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 산재 신청을 한 일이 이슈가 됐다. 북극 항로는 북극해를 지나기 때문에 일반 항공로보다 비행시간을 줄일 수 있다. 그만큼 유류비는 줄이고 승객과 화물을 더 실을 수 있어 경제적으로 이득이지만, 이처럼 우주방사선이 큰 문제가 된다.
지구에 사는 우리가 왜 굳이 우주 날씨까지 알아야 하는지 의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인공위성의 방사선 피해, 항공기의 우주방사선 노출 문제뿐 아니라 GPS 통신 장애, 지상 전력망 손실 등 다양한 문제가 지상에 사는 우리에게 실제로 위협이 된다. 지구인은 이미 우주적 삶을 살고 있다. 내가 이 책 '우주날씨 이야기'(플루토)를 쓴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