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낮 최고기온이 33℃를 넘는 '폭염'이 나타난 날은 31.5일에 달했다. 2000년대 평균 10.4일이었던 것이 3배쯤 많아진 것이다. 지난해 무더위로 사망한 사람은 48명. 2011년부터 2017년까지 더위로 사망한 11명보다 4배 이상 많은 숫자다. 올해도 7월 말 기준으로 1명이 더위 때문에 목숨을 잃었다.
더위가 갈수록 길어지고 있다. 환경부는 앞으로 10년 동안 한반도는 지금보다 더 더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환경부는 1일 ‘2021년~2030년 폭염 위험도 평가’를 발표하면서 "지자체별로 폭염에 대한 대응·대비책을 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폭염 위험이 ‘매우 높음’인 지역은 2001년~2010년 전국 19곳에서 2021년~2030년 48곳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다음 단계인 ‘높음’도 50곳에서 78곳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거꾸로 폭염 위험이 ‘낮음’과 ‘매우 낮음’ 지역은 각각 64곳, 16곳에서 32곳, 6곳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이미 자연재난 수준에 이른 '폭염 위험'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폭염 위험도는 환경부가 전국 기초 지자체 229곳을 대상으로 기상청 기후 전망 시나리오를 활용해 만들었다. 기온 뿐 아니라 노인과 어린이 등 더위 취약계층의 분포, 녹지나 그늘막, 더위 피신처 등의 인프라도 계산에 넣어 특정 지역의 폭염 대비 수준까지 볼 수 있도록 했다. ‘매우 높음·높음·보통·낮음·매우 낮음’ 등 5단계로 나누는데, 다만 각 단계별 위험도에 따라 어떤 피해가 얼마나 발생하는지 구체적인 파악은 못하고 있다.
이 위험도 평가를 맡은 정희철 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 연구위원은 "폭염 위험도 평가의 등급은 상대적인 것"이라며 "어떤 두 지역의 기온이 같더라도 노인 등 취약계층의 숫자와 폭염 대비 인프라 등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위험도가 다르게 표시될 수 있다"고 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폭염 위험도가 ‘높음’ 혹은 ‘매우 높음’으로 나왔을 경우 단순히 기온이 높다는 것만 의미하지 않는다"며 "폭염 위험도 평가를 통해 지자체별 다양한 여건을 고려한 현장 중심의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했다.
◇앞으로 계속 '무더위'… 폭염 이렇게 대비하세요
1일 전국 낮 기온은 33℃ 이상을 기록하는 곳이 많고, 내륙과 동해안은 35℃ 이상 오르는 곳도 있을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따라 밤 사이 기온이 25℃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도 여러 곳에서 나타날 것으로 전망됐다.
통상적으로 기온이 33℃를 넘으면 ‘폭염’으로 보는데, 이 같은 기온이 2일 이상 지속될 경우에는 ‘폭염주의보’, 기온 35℃ 이상이 2일 이상 지속되면 ‘폭염경보’가 내려진다. 이날 부산과 세종, 대구, 울산 등에는 ‘폭염 경보’가, 서울과 인천, 경기 등은 ‘폭염 주의보’가 발효됐다.
전문가들이 당부하는 폭염 대비 건강관리 방법은 이렇다. 야외활동은 최대한 자제하고, 외출이 꼭 필요하다면 창이 넓은 모자와 가벼운 옷차림이 필요하다. 또 물을 자주 마시는 것도 중요하다. 냉방이 어려운 실내의 경우 햇볕을 최대한 가리고, 환기를 잘 시켜줘야 하며, 창문이 닫힌 자동차 안에 노약자나 어린이를 홀로 두면 안된다.
현기증이나 메스꺼움, 두통, 근육경련 등의 증세가 나타나면 즉시 시원한 곳으로 이동해 휴식을 취해야 한다. 건설 현장 등 실외 작업장에서는 폭염 안전 수칙(물 마시기·그늘에서 쉬기 등)을 항상 지키고, 오후 2~5시 사이의 폭염 취약 시간에는 꼭 휴식을 취해야 한다.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몸의 열이 빠져 나가지 못해 생기는 열사병은 얼굴이 창백해지고, 식은땀이 나며, 현기증이나 순간적인 정신착란도 올 수 있다. 열사병에 걸린 환자를 보게 되면 즉시 119에 신고하고, 환자를 그늘로 옮겨 겉옷을 벗긴 후, 미지근한 물로 몸을 적셔 체온이 내려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태양열에 오래 노출 됐을 때, 체온은 매우 높지만 땀이 나지 않는 상태인 울열증이 생길 수도 있다. 울열증이 발생하면 두통과 구토 증세를 동반하고, 심할 경우 의식을 잃기도 해 이런 환자가 보이면 겉옷을 벗기고, 미지근한 물로 몸을 적셔 체온을 내려줘야 하며, 체온이 돌아오면 옷 등으로 냉기를 차단해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