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를 21세기 원유라고 한다. 데이터 자체는 보잘것없는 단순한 자료지만, 이들을 결합해 가공하면 고급 정보와 상품, 서비스로 탈바꿈하기 때문이다. 특히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산업은 굴뚝 산업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막다른 골목에 몰린 한국이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뚫고 나갈 새로운 경제 활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미국과 중국 등에 비해 한참 뒤처져 있다.
이런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업계에서 빅데이터 산업 육성과 규제 개혁을 외치고 있지만 진척이 없다. 정부도 빅데이터 관련 일자리를 늘리고 싶어 하지만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 등 이른바 '개망신법' 규제에 발목이 잡혀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데이터 경제가 대세인데 맹목적 규제에 묶여 있는 것이다.
가장 심각한 개인정보보호법의 경우, 이름·주민등록번호 중 해당 정보만으로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더라도 다른 정보와 결합해 개인을 알아볼 수 있으면 활용할 수 없게 되어 있다. 이런 과도한 제약 때문에 거의 모든 개인 정보 활용이 차단된다. 설혹 현재는 괜찮아도 미래에 새 기술과 결합되어 개인을 알아볼 수 있게 되면 이전에 정보를 제공한 것은 범법행위가 된다. 공공기관은 이 조항을 핑계 삼아 개인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개인 정보 보호라는 법의 테두리를 높게 쌓아 놓고 금융회사나 핀테크회사들이 사실상 활용할 수 없게 만들어 놓았다. 이런 과도한 규제 아래에서 개인 정보 불법 해킹이 빈발하고 있다. 데이터산업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국회에서 발의된 '데이터 경제 3법' 개정안이 하루빨리 통과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