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장 활성화는 문재인 정부의 주요 경제 공약 중 하나였다. 현 정부는 지난 2017년 말부터 중소·벤처기업을 앞세운 혁신 성장을 강조하면서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확대, 코스닥 상장 요건 완화, 코스닥벤처펀드 출시 등 코스닥 활성화 정책을 폈다. 지난 3월에는 문 대통령이 직접 제2 벤처 붐 확산 전략 보고회를 주재하기도 했다.
정부의 각종 지원책에 힘입어 정부 출범 당시 640선에서 움직이던 코스닥지수는 작년 1월 말 900선을 돌파했다. 하지만 반짝 강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기대했던 것에 비해 정부 정책의 성과가 미미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작년 10월부터 지속돼온 미·중 무역 갈등과 최근의 한·일 경제 갈등이 코스닥의 반도체·IT 부품 기업들을 덮쳤고, 올 들어선 제약·바이오와 엔터테인먼트주(株) 등이 각종 악재로 휘청거렸다. 급기야 29일엔 코스닥지수가 하루 만에 4% 급락하면서 2년여 전 현 정부 출범 당시보다 뒷걸음질쳤다.
현 정부가 야심 차게 내놓았던 코스닥벤처펀드는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했다. 이 펀드는 공모주 우선 배정과 소득공제 등의 혜택을 앞세워 지난해 3조원 가까운 시중 자금을 끌어모았다. 하지만 주가가 떨어지면서 현재 설정액은 2조3000억원대로 줄어들었다. 수익률이 회복되지 않자 투자자들이 펀드를 환매하고 빠져나간 것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코스닥벤처펀드 같은 캠페인성 금융 상품 하나로 벤처 산업이 크고 일자리가 창출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반면 코스닥이 벤치마킹 모델로 삼는 미국 나스닥시장은 올해도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페이스북·아마존·구글 등이 몸값을 키우고 있는 데다 핀터레스트·우버·리프트 같은 새로운 테크 기업이 나스닥에 수혈되기 때문이다. 규제 때문에 우버 같은 승차 공유 업체 하나도 설립하기 어려운 한국 실정에선 '그림의 떡' 같은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