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가 걸그룹 여자친구 소속사 쏘스뮤직을 인수했다.

빅히트는 29일 "최근 쏘스뮤직의 지분 인수 계약을 완료해 빅히트 자회사로 편입할 것이다. 쏘스뮤직은 기존 경영진을 유임해 레이블의 색깔과 독립성을 유지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빅히트 방시혁 대표와 쏘스뮤직 소성진 대표는 오랜 친분을 다져온 사이다.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 프로듀싱과 매니지먼트를 담당했던 두 사람은 각각 2005년 빅히트와 2009년 쏘스뮤직을 설립했다. 이후로도 연은 이어졌다. 에이트를 공동 담당하기도 했고 합작으로 걸그룹 글램도 데뷔시켰다. 비록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해체 수순을 밟게 됐지만 글램은 방시혁이 프로듀싱을, 쏘스뮤직이 매니지먼트를 맡아 화제를 모았다.

이후로도 방시혁과 소대표의 우정은 여전히 단단했다. 쏘스뮤직이 빅히트 소속 가수 매니지먼트를 해주기도 했고, 직원 교류도 이뤄졌다. 빅히트 대표 아티스트인 방탄소년단과 쏘스뮤직 대표 걸그룹인 여자친구 모두 '학교 3부작' 시리즈를 발표했을 정도로 두 사람 사이에서는 활발한 의견 교환이 있었다. 여자친구의 데뷔와 컴백엔 방시혁의 응원이 뒤따랐다. 여자친구 신비는 빅히트 연습생 출신이다. 여자친구의 '유리구슬(Glass Bead)' '귀를 기울이면(LOVE WHISPER)'은 빅히트 손성득 퍼포먼스 디렉터가 직접 안무를 담당했다. 이렇게 오랜 시간 상호간에 쌓인 신뢰를 바탕으로 빅히트와 쏘스뮤직은 같은 길을 걷게 됐다.

업계는 이번 인수를 통한 시너지에 주목하고 있다. 빅히트는 현재 레이블 확장 및 사업영역별 구조 개편을 추진 중이다. 빅히트는 이번 인수를 통해 멀티 레이블 구조를 강화했다. 여성 아티스트는 물론 여자 연습생이 단 한명도 없는 빅히트로서는 베이비복스 출신 간미연, 여자친구 등을 만든 쏘스뮤직의 힘을 더해 아티스트 스펙트럼을 넓히게 된 것이다.

쏘스뮤직은 빅히트의 크리에이티브 역량과 세분화된 지원 조직의 도움을 받아 콘텐츠 강화와 기업 운영 고도화를 이룰 수 있게 됐다. 또 빅히트의 글로벌 네트워크 및 플랫폼 노하우를 통한 소속 아티스트의 성장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즉 최근 '프로듀스X101'에 출전한 남자연습생 김현빈 윤민국 채가호 등도 방탄소년단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등 보이그룹 육성에 탁월한 능력을 갖춘 빅히트의 기반에 기댈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중소 기업의 설움을 겪으면서도 대기업을 위협할 정도로 강력한 아티스트를 만들어낸 구력의 소유자들이 손 잡았다는 점에서 더욱 막강한 시너지가 날 전망이다. 국내 최정상 보이그룹과 걸그룹 소속사의 인수합병은 몸집 키우기에 최적화된 전략이기도 하다. 특히 최근 가요계 빅3(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중 하나였던 YG엔터테인먼트가 빅뱅 승리 대성, 양현석 전 대표 프로듀서, 아이콘 출신 비아이 등 소속 아티스트들의 사건 사고로 휘청한 만큼 빅3 서열이 바뀌는 게 아니냐는 예측도 나온다.

빅히트와 쏘스뮤직은 '따로 또 같이' 전법으로 가요계를 공략한다. 온전한 흡수 합병이 아닌 레이블 체제로, 각회사 소속 아티스트들의 매니지먼트와 제작 분야에서 지속적인 '협업'을 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소성진 대표는 "쏘스뮤직이 빅히트 레이블에 합류하게 되어 기쁘다. 소속 아티스트 및 연습생, 구성원 모두에게 여러 면에서 도약의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특히, 빅히트가 빠르게 글로벌 아티스트를 만들어 낸 역량은 쏘스뮤직에게 든든한 배경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빅히트와 유기적 관계를 통해 팬분들에게 더 좋은 콘텐츠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방시혁 대표는 "빅히트와 쏘스뮤직은 아티스트를 육성하고 관리하는 철학이 비슷해 힘을 합치게 되었다"며 "서로를 잘 알기에 이번 인수가 성공적일 것으로 기대한다. 양사가 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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