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전(前) 남편을 살해하고 유기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고유정(36)의 체포 당시 영상〈사진〉을 일부 언론사에 제공해 논란이 되고 있다.
경찰청은 고유정 사건 수사 책임자이면서 영상을 유출한 박기남 전 제주동부경찰서장(현 제주지방경찰청 정보화장비담당관)에 대해 '공보에 관한 규칙 위반' 여부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지난 27일 SBS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 등 일부 언론이 지난달 1일 충북 청주시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고유정이 긴급체포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는 경찰이 고유정에게 "살인죄로 체포합니다. 긴급체포하겠습니다"라고 말한 뒤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고, 수갑을 채우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에 고유정은 당황한 표정으로 "왜요? 그런 적 없는데, 제가 당했는데"라고 말했다. 또 호송차에 올라타면서 "지금 집에 남편 있는데 불러도 돼요?"라고 질문했다.
경찰의 피의자 체포 영상 공개는 매우 이례적이다. 이날 영상은 박 전 서장이 언론사에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 전 서장은 "경찰의 부실 수사에 초점을 맞춘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수사 책임자로서 반박하는 차원에서 영상을 제공했다"며 "문제가 있다면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체포 영상 유출이 '경찰청 수사 사건 등의 공보에 관한 규칙'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진상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수사 사건 등의 공보에 관한 규칙' 제4조는 '사건 관계자의 명예, 사생활 등 인권을 보호하고 수사 내용의 보안을 유지하기 위하여 수사 사건 등은 그 내용을 공표하거나 그 밖의 방법으로 공개해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범죄 유형과 수법을 국민에게 알려 유사한 범죄의 재발을 방지할 필요가 있는 경우'와 '오보 또는 추측성 보도로 인하여 사건 관계자의 권익이 침해되었거나 침해될 우려가 있는 경우' 등을 그 예외로 하고 있다. 박 전 서장은 규칙 4조를 위반했다는 것이 경찰청 내부 판단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