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참모본부는 25일 북한이 강원도 원산 인근 호도반도에서 동해 쪽으로 발사한 2발의 단거리 미사일 중 두 번째 미사일이 690여㎞를 비행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이날 첫번째 미사일의 430여km 보다 260여km를 더 날아갔다는 것이다. 690km는 미사일 발사지인 북한 호도반도로부터 제주도 일부를 포함해 한반도 전역 타격이 가능한 거리다. 전문가들은 멀리 날아간 두번째 미사일이 한층 개량된 무기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합참 관계자는 이날 "북한이 발사한 두 번째 미사일에 대해 한미가 함께 평가한 결과 비행 거리가 690여㎞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또 "고도는 2개 미사일 모두 50~60km, 즉 50여㎞로 동일하다"고 했다. 동일한 고도에서 도달 거리가 달랐던 만큼 발사 각도가 달랐거나, 각각 다른 형태로 비행했을 수 있다.
합참은 "(두 번째 미사일의 경우) 새로운 형태의 미사일로 보이는 부분이 있어서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다만 군은 이번 미사일도 호도반도의 지상에서, 이동식 발사대(TEL)를 통해 동일한 방식으로 발사된 것으로 추정했다.
이와 관련, 군사 전문가들은 "두 번째 미사일의 경우 '북한판 이스칸데르'의 개량형 내지 완성형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사무국장은 "원산 호도반도는 북한이 신형 무기체계를 개발하는 곳"이라며 "북한이 지난 5월 두 차례 미사일 발사를 통해 안정성을 확인하고 이번에는 이를 개량한 신형 미사일을 발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북한이 지난 5월 4일 발사한 미사일 한 발은 고도 60여㎞에 거리 240여㎞를, 5월 9일에 발사한 2발은 고도 45∼50㎞에 거리 420여㎞와 270여㎞를 각각 비행했다. 당시 한미 군 당국은 이를 러시아의 이스칸데르 미사일과 유사한 기종으로 보면서 'KN-23'이란 명칭을 부여했다. 따라서 이번에 690여km로 거리가 더 늘어난 이날 두번째 미사일은 'KN-23 완성형'일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5월 처음 발사한 미사일들은 고도와 비행거리가 들쭉날쭉한 시험 과정이었다면, 이후 성능 보완 작업이 지속돼 왔을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이 미사일의 원형으로 평가되는 러시아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최대 사거리가 500여km 이상으로 알려졌다. 다만 실전 타격 능력을 고려하면 500km 안팎이 최대 사거리란 분석도 있다. 따라서 690km를 날아간 미사일은 타격 능력이 향상됐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이날 미사일은 종말 단계에서 수평 또는 수직 등 복잡한 회피 기동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합참은 더 멀리 날아간 두 번째 미사일에 대해서는 "미국 측이 다양한 탐지자산을 통해 분석했다"고 언급했다. 이는 첫 번째 미사일에 대해서는 군의 그린파인 레이더 등으로 포착했으나, 두 번째 미사일은 종말 단계까지 포착하지 못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고도 50여㎞를 유지하면서 수평에서 또는 위아래로 복잡한 비행 패턴을 보였다면 우리 군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았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러시아 이스칸데르 미사일도 복잡한 비행 궤적을 보여, 패트리엇(PAC-3) 미사일 또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도 요격하기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군 당국은 요격 고도 40여㎞ 이상의 PAC-3 MSE(Missile Segment Enhancement) 유도탄을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미국에서 도입할 계획이다. 그러나 미국이 PAC-3 MSE 개발 과정에서 이스칸데르 미사일이 가진 회피 기동 능력에 대응해 실제 요격 테스트를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일본 교도통신은 이날 "일본 정부가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고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군 당국은 2개 미사일이 '탄도 미사일'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분석중"이라고만 답했다. 탄도 미사일의 경우에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에 해당하지만, 한·미는 그동안 북한이 발사해온 미사일과 관련해선 탄도 미사일 여부를 언급하지 않고 '단거리 미사일'이라는 입장을 보여왔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에도 두 발 모두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봤다. 한 예비역 장성은 "순항미사일의 경우 항공기형 엔진을 사용하기 때문에 탄도 미사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속도가 느리다"며 "만약 순항미사일이었다면 일본 정부가 '탄도미사일'이라고 명확하게 언급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