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우리 신임 윤 총장... 아마 역사상 가장 크게 국민 관심 모여"
文대통령 "공수처·수사권 등 검찰 개혁" 주문에
윤 총장 "어떤 방식 권한 행사 해야되는지 헌법정신에 비춰 고민"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주고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눈치보지 않는 자세'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와 검·경수사권조정 등 검찰의 근본적 개혁'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검찰 개혁을 주문하면서 "그만큼 또 우리 신임 윤석열 총장에 대한 기대가 더 높다"고도 했고, "검찰총장 인사에 이렇게 국민들의 관심이 크게 모인 적은 아마 역사상 없지 않았을까 싶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반칙·특권·갑질 없는 공정사회 만들기'도 주문했다. 이에 윤 총장은 "헌법 정신에 비춰서 깊이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전 청와대에서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함께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윤 총장에게 임명장을 준 뒤 환담에서 "윤 총장은 권력형 비리에 대해 권력에 휘둘리지 않고 권력의 눈치도 보지 않고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 자세로 엄정하게 처리해서 국민들의 희망을 받았다"며 "앞으로도 그런 자세를 계속 끝까지 지켜달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그 점을 강조하는 것은 그런 자세가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똑같은 자세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우리 청와대든 또는 정부든 또는 집권 여당이든 만에 하나 권력형 비리가 있다면 그 점에 대해서는 정말 엄정한 그런 자세로 임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해야만 검찰의 정치적 중립에 대해서 국민들이 체감도 하게 되고, 그 다음에 권력의 부패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참 다행스럽게 생각하는 것이 정부 출범 이후 아직까지는 청와대든 정부든 집권 여당이든 과거처럼 지탄 받는 큰 권력형 비리라고 할 만한 일들이 생겨나지 않았다"며 "정말 참 고마운 일"이라고 했다. 이어 "앞으로도 그렇게 되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고, 또 공직의 기강을 더욱 더 엄하게 잡아 나갈 텐데, 검찰에서도 그런 자세로 임해 주신다면 훨씬 더 우리 공직을 긴장하게 만들고 건강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또 "국민들은 검찰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내부적으로는 그동안 보여 왔던 정치 검찰의 행태를 청산하고, 어떤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국민 위에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적 통제를 받으면서 국민들을 오히려 주인으로 받드는 검찰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다"고 했다. 이어 "또 한편으로는 셀프 개혁만 가지고는 충분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공수처 설치라든지 또는 수사권 조정 등을 통해서 검찰의 근본적인 개혁이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아마 그런 변화 요구에 대해서 검찰 내부에 저는 동의하지 않는 분들도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대다수 검사들은 정말로 맡은 바 직분에 충실해서 사회 정의를 바로세우는 일을 잘해 오셨기 때문"이라면서도 "중요한 것은 그런 조직의 논리보다는 국민들의 눈높이, 이런 것이 가장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고 생각해달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사회를 공정한 사회로 만드는 일을 검찰의 시대적 사명으로 여겨주셨으면 좋겠다"며 "반칙과 특권, 이런 것은 정말로 용납하지 않는, 그래서 정의가 바로서는 그런 세상을 만들고, 특히 강자가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서 약한 사람들에게 군림하거나 횡포로 간다거나 괴롭힌다거나 또는 갑질을 한다거나 이런 일들을 바로잡아서 누구나 법 앞에 평등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지금 검찰이 갖고 있는 또 하나 시대적인 사명"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제가 기억하는 한에서는 아마 검찰총장 인사에 이렇게 국민들의 관심이 크게 모인 적은 아마 역사상 없지 않았을까 싶다"며 "그만큼 국민들 사이에 검찰의 변화에 대한 요구가 크고, 그만큼 또 우리 신임 윤석열 총장에 대한 기대가 더 높다"고 했다.

윤 총장은 이에 대해 "여러 가지로 부족함이 많은 제게 이런 한 나라의 형사법 집행을 총괄하는 이런 큰 일과 또 개혁에 관한 업무를 맡겨 주셔서 어깨가 무겁고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늘 어떤 원칙에 입각해서 마음을 비우고 한발 한발 걸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윤 총장은 문 대통령의 검찰 개혁 주문에 대해서는 "검찰에 맡겨진 일들이 시대에 따라서 많은 변화가 있어왔지만 저희들은 본질에 더 충실하겠다"면서 "검찰권도 다른 모든 국가 권력과 마찬가지로 국민에게서 나온 권력인 만큼 국민들을 잘 받들고 국민의 입장에서 어떻게 우리가 고쳐 나가고, 어떤 방식으로 이 권한 행사를 해야 되는지 헌법 정신에 비춰서 깊이 고민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가지 많은 일들을 앞으로 해 나감에 있어서 헌법과 국민을 생각하는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윤 총장은 '헌법 정신'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국가기관의 독립적 권한 행사와 검사의 영장 신청과 법관의 발부 등 적법한 절차에 따라서 수사토록 한 절차 등을 염두에 뒀다는 해석이 나왔다. 독립 수사 기관의 수장으로서 문 대통령의 당부에 우회적 답변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