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22일 청와대 회의장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정치적 배후로 언급되는 '일본회의(日本會議)'를 소개한 책을 들고 나왔다.

조 수석은 이날 오후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참석했다. 자리에 앉은 조 수석은 테이블 위에 '일본회의의 정체(日本會議の正體)'라는 책을 뒷면이 보이게 올려뒀다. 이 책은 교도(共同)통신 서울특파원 출신인 아오키 오사무씨가 썼다. 한국어판(版)은 2017년 8월 출간됐다. 조 수석이 회의 시작 장면이 언론에 공개되는 것을 알면서도 이 책을 갖고 나온 것을 두고 모종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대외적으로 한국에 대한 무역 규제에 나선 아베 정권의 우경화 흐름을 부각시키고, 대내적으로는 이를 통해 '대일 항전(抗戰)' 여론 결집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얘기다.

실제로 이 책은 일본회의의 성립 과정과 작동 방식 등을 일본 정치권의 우경화 흐름에서 설명하고 있다. 출판사는 책 소개를 통해 "일본회의는 현재 아베 내각의 각료 19명 중 15명이 속해 있는 조직"이라면서 "일본의 개헌 움직임을 이해하는 출발점인 동시에 우경화의 종착점"이라고 했다.

일본회의는 1997년 5월 대표적인 우파단체인 ‘일본을 지키는 모임’과 ‘일본을 지키는 국민회의’가 통합해 결성됐다. ‘일본을 지키는 모임’은 1974년 우파계 종교단체가 중심이 돼 결성됐고, ‘일본을 지키는 국민회의’는 1981년 정·재계, 학계, 종교계 우파가 총결집해 만들었다. 출판사는 "이들이 가장 중시하여 열성을 다해온 주제는 천황, 황실, 천황제 수호와 숭배, 현행 헌법과 그로 상징되는 전후체제의 타파, 애국 교육 추진, 전통적인 가족관의 고집, 자학적인 역사관의 부정 등 5가지"라고 했다.

조 수석은 지난 13일부터 페이스북에 올린 40여건의 글을 통해 "(대법원의 강제 징용 배상) 판결을 부정하는 한국 사람을 마땅히 '친일파'로 불러야 한다", "중요한 것은 '애국이냐 이적(利敵)이냐'" 등의 말을 하고 동학농민운동을 소재로 한 '죽창가'를 올리기도 했다.

조국(왼쪽) 청와대 민정수석이 22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출석해 테이블 위에 '일본회의의 정체(日本會議の正體)’라는 책을 가져와 뒷면이 보이게 올려뒀다. 이 책은 교도통신의 아오키 오사무 전 서울특파원이 쓴 책으로, 한국어로는 지난 2017년 8월 4일 출간됐다. 강기정(오른쪽) 정무수석이 이 책을 살펴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