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반도체 기업이 중국 화학업체로부터 불화수소(에칭가스)를 대량 주문했다고 중국의 한 인터넷 매체가 1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중국 상하이증권보는 산동성에 있는 화학회사 방화그룹(浜化集団·Befar Group)이 한국 일부 반도체 기업에 자사의 샘플을 제공해 에칭가스를 소량 배치하는 실험을 진행한 뒤 공식적으로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일본 교도통신은 상하이증권보를 인용해 관련 보도를 전하면서 "일본이 불화수소의 대한 수출규제를 강화했기 때문에 한국 기업이 대신할 조달처로 중국을 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1일 일본의 수출 규제 발표 이후 에칭가스는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에칭가스는 반도체 회로를 깎고 불순물을 제거하는 데 필수적이다. 한국 반도체 업체들은 이 소재를 일본에 거의 100% 의존하고 있다. 공급이 끊기면 한국 반도체 산업이 멈출 수 있다고 한다.

에칭가스를 만드는 국가는 일본 외에도 중국, 대만 등 여럿이다. 러시아 역시 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품목으로 발표한 에칭가스 수출을 한국 정부에 최근 제안했다. 중국이나 러시아산으로 일본산을 대체할 수 있다면 한국 반도체 산업에는 호재다.

다만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에칭가스는 99.999% 이상의 초고순도여야 한다. 고순도 정제 기술은 일본이 가장 앞서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 납품하는 일본 스텔라케미파·모리타가 세계시장을 장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