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여야가 10일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 규제와 관련해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여당은 "옹졸한 처사" "비상식적 조치"라며 일본 비판에 무게를 둔 반면 야당은 "정부의 무능외교가 드러나고 있다"면서 정부 질타에 초점을 맞췄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날 당 확대간부회의에서 "일본의 수출규제는 전례가 없는 비상식적 조치"라면서 "일본의 행위는 정치 목적을 위해 경제 보복을 가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한일 양국이 자유무역으로 성장한 무역국가라는 점을 보면 옹졸한 처사"라고도 했다.

이 대표는 또 "일본이 최근 수출규제 배경으로 고순도 불화수소 등 전략물자의 대북 반출 의혹을 제기했는데 터무니없는 얘기"라며 "산업통상자원부 조사 결과 (전략물자 대북 반출에 대한) 어떤 의혹 한 점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일본은 안보 우려를 바탕으로 수출통제를 하기 위해 필요한 검토라는 터무니없는 궤변을 내놨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 이사회를 포함해 국제사회와 긴밀한 공조하고, 12일로 예정된 한일 정부 간 대화에도 만반의 준비를 다 해주길 바란다. 정부와 정치권, 경제계 모두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해야 할 사안"이라고 했다.

박광온 최고위원도 "일본이 '북한에 전략물자가 반입됐다'며 자국 내 안보불안 심리를 자극해 정치적 이득을 얻고자 한다"면서 "일본이 이러한 보복을 계속할 경우, 자국의 이해관계 때문에 국제무역질서를 언제든 무너뜨릴 수 있다는 인식을 국제사회에 줄 것"이라고 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좌측 두번째)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정부가 일본의 무역규제에 '무능외교'를 보였다며 공세를 펼쳤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표·중진의원 연석회에서 문 대통령이 이날 30대 그룹 총수들과 만나 일본의 통상 보복 조치에 대한 대책회의를 여는 것과 관련해 "문 대통령이 기업인들과 만나 과연 사태해결을 할 수 있는가"라며 "문 대통령의 조치가 '신경쓰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을까 우려한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또 "일본의 통상 보복조치로 한미관계의 현주소가 드러났다"면서 "미국의 실질적인 태도를 보면 우리를 위해서 또는 한일관계의 개선을 위해서 움직이려는 게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왜 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일본 설득을 부탁하지 못하는지 묻고 싶다"며 "정부와 여당이 반일감정에 편승하려는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원유철 의원은 회의에서 "일본의 경제 보복은 예상된 참사였는데도 우리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와 뒤늦은 대응에 국민과 기업 모두가 공분하고 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무능외교를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원 의원은 "아베 수상의 혐한 외교와 문 대통령의 극일 외교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이 직격탄을 맞고 무역전쟁으로 확산됐다"며 "대일외교의 부재로 장관·차관·국장 등 각급 외교채널에서 G20이 끝난 6월 말까지도 일본의 경제보복을 느끼지 못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