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위원회가 이번에는 노동계의 집단 불참으로 멈춰 섰다. 9일 열린 최저임금위에서 노동계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8350원)보다 4.2% 낮은 8000원으로 정하자는 경영계의 주장은 노동자에 대한 모욕"이라며 보이콧(집단 거부)을 벌였다. 앞서 경영계는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방안 무산에 반발, 두 차례 보이콧을 벌였다.
최저임금위는 이날부터 3일간 연속회의를 열기로 했지만, 첫날부터 근로자위원 9명 전원이 불참했다. 근로자위원들은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최저임금 마이너스(-)안은 도무지 어떤 성의도 찾아볼 수 없는 최악의 제안"이라며 "국가 부도 상태도 아닌데 마이너스를 주장하는 것은 최저임금제도를 부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사용자위원들의 안하무인 협상 태도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삭감안을 즉각 철회하고 상식적인 수준의 수정안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경영계는 최저임금 삭감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경영자총연합회·중소기업중앙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임금은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등을 기초로 기업의 경영 상황과 지불능력, 생산성 등을 고려해서 결정해야 하는데, 지난 2년간 정치적, 사회적 요인으로 과도하게 올랐다"면서 "마이너스 숫자는 심도 있는 고민 끝에 제시한 숫자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재고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또 "최저임금위원회가 업종별, 기업규모별, 지역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 등 제도 개선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공동 기자회견에 참여하지 않은 소상공인연합회는 "우리가 원하는 건 삭감도 동결도 아니다. 차등 적용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다음 달 5일까지 고용노동부장관이 고시해야 하고, 고시 이전에 20일간의 이의 신청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오는 15일까지는 결정돼야 한다. 노동계는 올해보다 19.8% 인상된 1만원을 주장하고, 경영계는 8000원을 주장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