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시교육청이 평가 대상 자사고 13개교 중 8곳을 지정 취소하겠다고 발표하자, 학부모들 사이에선 "두 아들을 외고에 보낸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자사고를 폐지할 자격이 있냐"는 불만이 나왔다. 조 교육감은 아들 둘을 각각 명덕외고, 대일외고에 보냈다. 전형적인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조 교육감은 지난해 6월 한 라디오에 출연해 "양반제도 폐지를 양반 출신이 주장할 때 더 설득력 있고 힘을 갖게 된다"고 말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학부모들이 모인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엔 '정부 핵심 인사 자녀들의 출신 고교' 목록이 돌아다니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딸은 부산외고,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딸은 한영외고, 곽노현 전 서울교육감의 아들은 김포외고, 장휘국 광주교육감의 아들은 광주과학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두 자녀는 용산국제학교,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딸은 경기외고, 조명균 전 통일부 장관의 딸은 서울외고를 나왔다. 김영록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아들과 딸은 각각 자사고인 세화고와 세화여고, 김상곤 전 교육부 장관의 두 딸은 강남 8학군인 숙명여고를 졸업했다. 이재정 경기교육감도 딸을 외고에 보낸 뒤 "딸이 '(외고는) 학교가 아닌 것 같다'고 해서 자퇴 후 일반고로 전학보냈다"고 말한 적이 있다.

한 학부모는 "자사고 폐지 정책을 추진하는 정부 핵심 인사들은 자녀를 특목고나 외고에 보내놓고, 이제 와서 외고·자사고를 없애겠다는 건 부당하다"며 "자기 아들딸들은 이미 좋은 학교 나와 혜택을 다 받았으니 서민들은 집 근처 학교나 다니며 만족하라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