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신일철주금 책임자, '대법원 판결 따르겠다'고 발언…그렇게 안 돼 안타까워"
이낙연 국무총리가 9일 한·일 관계 악화와 관련해 "30년 가까이 제 나름대로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해 왔지만, 이런 국면이 돼 몹시 가슴이 아프다"며 "제 인생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동아일보 기자 시절 도쿄특파원을 했고, 국회의원 때는 오랜 기간 한일의원연맹에서 활동했다. 한·일 양국 관계를 위해 역할을 해왔는데 최근 일본 정부의 무역 보복 조치에 좌절감을 느낀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이 총리는 이날 오후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에서 자유한국당 주호영 의원이 '일본통인 이 총리의 역할을 많이 기대한다. 국익을 위해 발벗고 나서달라'고 하자 이렇게 말했다. 다만 그는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제 노력을 결코 포기할 수 없다"고 했다.
최근 한·일 간 갈등은 지난해 10월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로 커졌다. 대법원은 지난 2012년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신일본제철(현 신일철주금)과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손해를 배상하라'는 취지로 사건을 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와 관련해 이 총리는 "2012년 대법원이 (사건을) 파기 환송했을 때 피고 기업 중 하나인 신일철주금의 책임자 한 명이 '재판서 지더라도 따르겠다'고 발언한 것으로 보도됐다"며 "지금 그렇게 안 되고 있는 게 안타깝다"고 했다.
이 총리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경제보복에 대해 우리가 대북제재를 위반했다는 주장을 한다. 이런 사실이 있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심재권 의원의 질의에는 "아베 총리가 어떤 의도와 근거로 그런 말을 했는지 정부 차원에서 항의를 섞어 질문을 했다. 아직 답은 오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자칫하면 우리가 오랫동안 유지한 안보 질서를 흔들 수 있는 위험할 수 있는 발언이라고 우려한다"며 "아베 총리의 발언은 사실과 맞지 않고, 대단히 위험한 요소를 내포한 말"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 7일 아베 총리는 BS후지TV로 방송된 참의원 선거 당수(당 대표) 토론에서 한국에 대한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조치 배경을 설명하면서 "한국은 (대북) 제재를 지키고 (북한에 대한) 무역 관리를 하고 있다고 하지만,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서도 국제적인 약속을 지키지 않는 상황에서 무역 관리도 지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지난 5일 아베 총리 측근인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자민당 간사장 대행도 비슷한 취지의 말을 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 관계자는 이날 "정부는 외교 경로를 통해 일본 고위층의 관련 발언이 전혀 사실이 아님을 지적하고 유감과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