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일부 중요 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회의장 내부 영상이 최근 온라인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자, KBS가 메인 뉴스를 통해 "합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KBS 공영노조는 8일 성명을 내고 "노골적으로 청와대를 비호한 방송"이라고 비판했다.

KBS '뉴스9'은 지난 5일 '팩트체크K' 코너를 통해 "'G20에서 대한민국이 사라졌다'는 동영상이 왜곡되면서 확산되고 있다"면서 사실 확인에 나섰다. 지난 4일 유튜브 채널 '아포유'에 올라온 해당 영상은 다른 정상들이 대부분 참석한 G20 행사장 내부에 문 대통령이 나타나지 않은 점을 지적하는 내용으로 화제가 됐다.

이 코너를 담당한 KBS 기자는 "다른 일정(양자 회담)이 있어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부대(附帶) 행사여서 청와대가 사전에 불참을 통보했다"며 "극우 성향 사이트나 일부 보수 성향의 인터넷 방송국들이 가짜 뉴스를 덧붙여 확산시키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팩트체크'란 이름을 내걸고 내보낸 이 보도가 상당 부분 사실과 다르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예컨대 양자 회담 시간과 G20 세션 시간이 일부 겹쳤지만 시간상 참석 가능한 세션도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됐고, KBS가 '부대 행사라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보도한 '여성 인권 포럼' 행사 또한 '정상 특별 이벤트'로 격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KBS 보도에 시청자들은 "기자의 팩트 체크에 동의할 수 없다"는 취지의 댓글을 쏟아냈다. "불참 통보 했다지만 결론은 (불참했다는 것이) 맞는 말이지 않으냐" "G20 정상들이 다 모인 자리에서 얼굴 보이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정이 있느냐" "도대체 뭐가 가짜 뉴스라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등의 반응이 많았다.

KBS '뉴스9'의 '팩트체크' 코너는 '가짜 뉴스 검증'을 내세웠지만, 사실상 정부 정책을 옹호하는 내용 위주로 보도하는 경우가 있어 KBS 내부에서도 "정치 편향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작년 말부터 부정기적으로 편성되는 이 코너에선 '문 정부 민주주의·언론자유 지수 높다'(7월 4일), '탈원전 정책과 한국전력 적자 상관없다'(5월 17일), '문 대통령, 말레이 총리에 인니어 인사말은 외교 결례 아니다'(3월 20일) 등의 주제를 다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