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사찰 의혹을 폭로한 김태우 전 수사관.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사찰 의혹을 폭로한 김태우 전 수사관이 공익제보센터를 세웠다.

김 전 수사관은 "올 초부터 공익제보센터 활동은 하고 있었다"며 "이달 1일부터 이를 공식화한 것"이라고 8일 밝혔다. 김 전 수사관은 "공익신고에 쉽게 나서지 못하는 공익제보자들을 돕기 위해 센터를 만들었다"며 "20년 공직에 있으면서 줄곧 해왔던 게 정보수집과 비리 발굴이기에 특기를 잘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공익제보센터가 올해 초부터 국민권익위원회에 제보한 건수는 김 전 수사관의 제보를 포함해 총 35건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익제보센터 설립에는 김 전 수사관과 이동찬 변호사, 장재원 변호사, 김기수 변호사, 백승재 변호사 등 총 5명이 구성원으로 참여했다. 사무실은 이들 변호사 사무실에 꾸렸다고 한다.

김 전 수사관은 "아직까진 법인 형태는 아니고, 앞으로 규모가 커진다면 법인으로 신고할 계획"이라고 했다.

앞서 김 전 수사관은 청와대 특별감찰반에 근무할 당시 윗선 지시에 따라 민간인 사찰 등이 포함된 첩보를 생산했다고 폭로했다. 이른바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도 김 전 수사관의 폭로로 수사가 착수됐다. 검찰은 지난 4월 전(前) 정권에서 임명된 환경부 산하기관 임원 교체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 등으로 신미숙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과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을 불구속 기소했다.

김 전 수사관도 사찰 의혹 등을 폭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청와대가 지난해 12월 임종석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 명의로 김 전 수사관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고발한 데 따른 것이다. 검찰은 지난 4월 김 전 수사관이 청와대 특감반에 재직하면서 알게 된 정보를 언론 등 외부에 유출했다는 혐의로 김 전 수사관을 불구속 기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