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안팎에서는 일본의 공세가 경제를 넘어 안보 문제까지 겨냥하면서 한·미·일 3각 안보 협력 체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특히 미국이 민감해하는 대북 제재 관련 사항을 먼저 들고나온 점이 주목할 대목이다. 정부 안팎에서는 우리 측이 미국에 중재자 역할을 요청할 기미를 보이자, 일본이 이를 사전 차단하기 위해 선수를 쓴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외교 소식통은 "미국은 기본적으로 이번 사태가 한·일 간 무역 갈등 차원이었기 때문에 중재 역할에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안다"며 "한·미·일 안보 협력에 균열이 가면 안 된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사태가 확전되면 미국이 개입할 여지가 컸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간 "한·미·일 관계 강화가 필요하다"는 원칙론적 입장만 보이며 직접적 개입을 피해 왔다.

일본이 한국의 '대북 제재' 위반 가능성을 은근히 내비친 것은 '제재 유지'를 강하게 외쳐온 미국이 중재자로 개입할 여지를 좁히기 위한 측면이 있다는 해석이다. 정부 관계자는 "일본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지만, 단순히 이 문제를 이슈화하는 것만으로도 미국이 당분간 한·일 문제에 끼어들 시간을 늦출 수 있다"고 했다. 미국의 개입이 늦춰지면 한·미·일 안보 체제 자체가 흔들리는 최악의 상황까지 갈 수 있다.

일본의 이번 공세를 계기로 작년 말 '초계기-레이더' 갈등 이후 경색돼 온 한·일 안보 협력 관계도 더 악화될 소지가 크다. 정경두 국방장관과 이와야 다케시 일 방위상은 지난 6월 비공개 회담을 열었지만, 견해차만 확인했었다. 당장 오는 8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의 연장부터 제동이 걸릴 수 있다. GSOMIA는 매년 8월 양국이 협상을 통해 갱신을 결정한다. 어느 한쪽이 만기(11월) 90일 전에 "연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통보하면 협정은 폐기된다. 군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우리 측은 협정과 관련돼 원하는 별다른 변동 사항은 없는데, 일본 측에서 무언가를 제시할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