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로망, 로마|김상근 지음|김도근 사진|시공사|432쪽|2만원

리비우스의 '로마사',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베르길리우스 '아이네이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 이런 책들의 공통점이 있다. 로마가 낳은 영원한 고전이라는 점, 그리고 유명세에 비해 제대로 읽어 본 사람은 별로 없다는 점이다.

연세대 신학과 교수인 저자가 로마의 고전을 펼쳐들고 '깊이 있는' 로마 여행으로 독자들을 이끈다. 아는 만큼 보이는 건 어느 도시나 마찬가지지만 로마를 특히 깊이 봐야 하는 이유는 서구 문명의 뿌리가 로마에 있기 때문이다. 스페인 광장, 콜로세움, 판테온 같은 명소에 얽힌 로마사의 결정적 장면들을 고전 13편을 통해 소개한다. 스마트폰 하나면 여행 책이 필요 없는 시대에 스마트폰과 조금 다른 길을 안내하는 가이드북이다.

가이드북이란 독자에게 답을 주기 마련이지만 이 책은 질문을 던진다. 가령, 카이사르는 영웅인가 악당인가. 플루타르코스는 카이사르를 부정적으로 평가했고 저자 역시 그를 "구제불능의 몹쓸 인간"이라고 한다. "카이사르에 대한 한국인들의 호의적 평가는 안타깝게도 '로마인 이야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흥미롭다. "'로마인 이야기'를 통해 우리나라 사람들이 로마 역사에 입문했다는 건 참으로 서글픈 일이다. 그 책은 로마 역사서가 아니라 시오노 나나미라는 일본 작가가 쓴 수필에 불과하다."

인증샷 찍어 인터넷에 올리고 맛집을 찾아다니는 정도로는 로마를 제대로 볼 수 없다고 강조한다. 후반부에선 미켈란젤로 '최후의 심판', 베르니니 '아폴론과 다프네' 같은 걸작을 돌아보며 로마(바티칸 포함) 순례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