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에서 파견된 외국인들은 주 52시간 근로제 대상입니까, 아닙니까?"
26일 고용노동부 산하 노사발전재단이 서울 시내 한 회의장에서 개최한 '외국인 투자 기업 주 52시간 근로제 인사·노무 세미나'에는 160여개 외국 기업에서 300여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내년부터는 50인 이상 300인 미만 사업장에도 주 52시간 근로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외국인 투자 기업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지게 됐다. 본사에서 파견돼 국내에서 일하는 근로자에게도 주 52시간제가 적용된다.
미국에 본사를 둔 IT 기업의 한 관계자는 "한국에선 근로자가 일하는 시간이 52시간을 넘기면 무조건 업주가 처벌받는 법이 생겼다고 하니 본사에서 이해를 못 한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외국 기업들은 본사와 시차 때문에 야간에 콘퍼런스콜(다자 통화 회의)을 해야 하는 일이 많은데, 내년부터는 범법자가 될 각오를 하고 일하라는 말이냐"고 했다. 한 참가자는 "현재 주 52시간제 대응 차원에서 탄력근로제를 준비 중인데, IT 부서는 긴급한 일이 생겨 주말에 예정에 없던 시간 근무를 하느라 52시간을 초과하게 될 수도 있다"고 했다.
독일에 본사를 둔 한 기업 임원은 "근로시간을 측정하기 어려운 임원이나 관리자급에게도 예외 없이 적용한다고 하니 편법이 많이 생기는 것 같다"며 "한국 행정 부처에서 이들을 따로 구분해 관리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고용부 관계자는 "외국에선 고소득 근로자나 관리직에 근로시간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 제도를 갖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추진하고 있진 않다"고 말했다. 미국은 연 13만달러 이상, 일본은 연 1075만엔 이상 고소득 관리·행정직, 전문직 등에겐 근로시간 제한을 두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