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단 위기까지 점쳐지던 2019 한국바둑리그가 예년보다 2~3개월 늦은 8월 중순 개막할 전망이다. 바둑리그는 연중 페넌트 레이스 방식으로 열리는 국내 최대 기전으로, 올해는 7개월여에 걸친 한국기원 집행부 공백 후유증 탓에 개막을 미뤄 왔다.

올 시즌 출전 팀 수는 최다 9개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해 우승을 다퉜던 포스코켐텍과 정관장을 비롯해 킥스·한국 물가정보·화성시 코리요 등 기존 5개 팀에 토탈스위스코리아 등 4개사가 새롭게 입성을 준비하고 있다. 출전 팀 수 9개는 2012년(10개)에 이어 역대 공동 2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올해 바둑리그가 극심한 산통을 겪은 끝에 8월 중순쯤 열전에 돌입할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해 6월 열렸던 2018 시즌 개막식 광경.

토탈스위스코리아는 2010년 대만을 거점으로 출발한 국제 건강 보조식품 회사다. 독일 생화학 연구소와 스위스 생산 공정을 거친 제품을 주로 아시아권에 공급하고 있다. 유명 바이오 의약품 생산 업체인 셀트리온의 리그 입성도 임박했다는 소문. 의약품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최초로 연간 처방액 1조원을 돌파했던 회사다.

합천군(郡)도 참가 방침을 정하고 경상남도의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다. 합천군이 나올 경우 작년까지 10년간 출전하며 높은 평가를 얻었던 전남 신안군에 이어 두 번째 지방자치단체 출전 팀이 된다. 이 밖에 홈쇼핑 프로그램 제작과 유통 기업으로 유명한 H사도 올해 리그 참가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팀의 조타수 격인 감독들도 윤곽이 잡혀가고 있다. 킥스(김영환), 포스코켐텍(이상훈大), 물가정보(한종진), 화성시(박지훈) 등 4개 팀은 그대로다. 토탈스위스코리아 창단 감독에는 9년간 신안천일염을 이끌었던 이상훈(小) 9단이 내정됐다. 정관장은 최명훈 9단이 지휘봉을 잡을 것으로 알려졌다. 백성호(63)·최규병(56) 9단 등 두 노장의 신생 팀 감독 기용설도 나온다.

출전 팀 수가 9개일 경우 올해 바둑리그 총예산은 37억원이다. 이는 연간 국내 기전 예산 71억원(2018년 기준)의 절반이 넘는다. 재원은 팀당 3억원(자체 운영비 5000만원 별도)의 출전비와 KB국민은행 출연금 10억원. 국민은행은 2006년부터 타이틀 스폰서를 맡아 바둑리그를 지원해 왔다.

더블리그를 거쳐 상위 4개 팀이 3단계의 스텝래더식으로 진행된다. 우승 팀과 준우승 팀엔 각각 2억원, 1억원의 상금을 지급한다. 하지만 촉박한 일정을 이유로 올해도 예선을 퓨처스(2부리그) 2·3지명 선발전에 국한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최대 기전답게 예선 문호를 확대, 모든 기사의 동기부여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또 묵살된 것. 장고판을 늘려 세계 대회에 대비하자는 여론 또한 전년도 방식(1시간짜리 1국·10분짜리 4국)에 묻히는 분위기다. 경쟁국인 중국의 갑조리그는 4판 중 3판을 1인당 2시간 25분으로 치러 국제 대회 시간과 맞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