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17년째 공터로 남아있는 종로구 송현동 땅을 정부가 매입해 전통 문화 시설을 조성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박원순 시장은 12일 서울시의회 시정질문에서 "이 부지의 시가를 5000억원 정도로 판단하는데 중앙 정부가 이 부지를 매입해 종로구청이 말하는 것처럼 일부는 공원화하고, 일부는 우리 전통문화를 현양할 수 있는 시설이 들어오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

경복궁, 광화문광장 등과 인접한 3만6642㎡ 규모의 송현동 부지는 국방부 소유였으나, 지난 2002년 6월 삼성생명이 매입하면서 소유권이 민간으로 넘어간 후 공터로 남아있다. 대한항공이 2008년 6월 삼성생명으로부터 2900억원에 사들인 이후 7성급 관광호텔 건립을 계획했지만, 무산되고 연내 매각을 추진 중이다. 현재 종로구에서는 이 부지에 공원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박 시장은 "현대적인 것보다 전통적인 시설이 들어왔으면 좋겠다"며 송현동 부지에 들어설 시설물로 국립민속박물관을 꼽았다. 이어 "과거에도 이런 견해를 제출했는데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앞으로 정부와 계속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대병원의 창동 차량기지 이전에 대해서는 "여러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박 시장은 "조만간 차량 기지가 이전하면 7만평 이상의 유휴부지가 나오는데 서울 동북부 지역 일대를 경제 중심지로 만들 절호의 기회"라며 "의논하는 안 중 하나지만 구체적으로 실행할 만큼 논의가 진척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최근 택시업계와 갈등을 빚고 있는 승차 공유와 관련해서는 "서로에게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